덕과 위엄은 균형이 잡혀야 한다.
지난주 이야기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였습니다. 정부나 회사 내 정책과 업무들도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데에는 토를 달 사람이 없을 줄 압니다. 하지만 어떻게 창조적으로 만들 것인가???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며, 옛 것(古典)에 길이 있으니 고전을 많이 봐야 합니다.
신기합니다. 古典에 未來가 있다니...
오늘 정민교수가 정리한 옛 것에서 창조와 미래를 찾아보겠습니다.
敎婦初來(교부초래), 처음부터 가르쳐라.
남자는 가르치지 않으면 내 집을 망치고 여자는 가르치지 않으면 남의 집을 망친다. 망아지는 길들이지 않으면 좋은 말이 될 수 없고, 어린 솔은 북돋워 주지 않으면 훌륭한 재목이 될 수 없다. 자식을 두고도 가르치지 않는 것은 내다 버리는 것과 같다.
解弦更張(해현갱장),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맨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기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뜻 어려울 때일수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관성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이다.
光而不耀(광이불요),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기를
반듯해도 남을 해치지 않고 청렴하되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며 곧아도 교만치 아니하고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다.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반듯하고 청렴한 것은 좋지만 남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빛나는 존재가 되어야 하나, 너무 번쩍거리면 꼭 뒤탈이 따른다는 이야기이다.
多聞闕疑(다문궐의), 많이 듣되 의심 나는 것은 솎아낸다.
조선일보 창간호에 운양 정윤식이 창간 글씨를 써주었다. 본래는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로
많이 듣되 의심 나는 것은 제외하고, 그 나머지도 살펴서 말한다는 뜻이다.(多聞闕疑, 愼言其餘)
大器晩成(대기만성), 큰 그릇은 늦게야 이뤄진다??
유만주(1755~1788)의 글에 나오는 대목이다.
대기만성이라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못난 선비들을 함정에 빠뜨려 죽었던고
이 말에 무릎을 치다 씁쓸히 웃었다. 재능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출세하려는 허망한 인생들을 조롱한 말이다.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일은 어찌 보면 무책임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포기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必敗之家(필패지가), 틀림없이 망하게 되어 있는 집안
김근행은 오랜 세월 실력자를 모신 관록 있는 역관인데 병들어 눕게 되자 젊은 역관이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다. ‘역관은 재상을 옆에서 모시는 자리이다. 틀림없이 망하게 되어 있는 집안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 하네. 잘못되면 큰 재앙을 입고 만다.’
- 요직을 차지하고 말 만들기를 좋아하며 집 앞에 말과 수레가 법석대는 집
- 무뢰배들을 모아 일의 향방을 따지고 이문을 취하는 집
- 점쟁이, 점술가를 불러 길흉 묻기를 좋아하는 집
- 명예를 얻으려 거짓으로 말과 행실을 꾸며 儒者(유자) 인척 하는 집
- 아침의 말과 낮의 행동이 다른 자
- 으슥한 길에서 작당하여 사대부와 사귀길 좋아하는 집
- 언제나 윗자리에 앉아야 직성이 풀리는 집
謗由一脣(방유일순), 비방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
칭찬은 만 사람의 입이 모여 이뤄지지만, 비방과 헐뜯음은 한 사람의 입만으로도 순식간에 번져나간다
禍生於口(화생어구), 모든 재앙은 입에서 시작된다.
재앙은 입에서 생기고 근심은 눈에서 생긴다. 병은 마음에서 생기고 때는 얼굴에서 생긴다. 청렴하되 각박하지 말고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 엄격하되 잔인하지 않고 너그럽되 느슨하지 않다.
諫君五義(간군오의), 설득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간언도 상대를 봐가며 해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입바른 소리를 하면 윗사람의 역정을 사게 된다. 공자는 충성스러운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말했다.
- 譎諫(휼간): 대놓고 하지 않고 돌려서 간하면 뒤탈이 없고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 戇諫(당간): 꾸밈없이 대놓고 간하는 것이지만 후환이 두렵다.
- 降諫(강간):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추어주는 것으로 우쭐대는 임금에게 효과가 있다.
- 直諫(직간): 곧장 찔러 말하는 것으로 우유부단한 군주에게 효과가 있다.
- 諷諫(풍간): 다른 일을 풍자하여 말하는 방식이다.
尺蠖無色(척확무색), 자벌레는 정해진 빛깔이 없다.
먹은 음식에 따라 빛깔이 변하는 자벌레는 노란 것을 먹으면 노란색, 푸른 것을 먹으면 푸른색이 된다. 아랫사람은 윗사람 하기에 달려있다. 윗사람의 그릇된 확신이 아랫사람의 맹목적 침묵을 낳는다. 지리멸렬, 아옹다옹하면서 복지부동으로 위만 쳐다본다.
君仁臣直(군인신직), 임금이 어질어야 신하가 곧다.
위나라 문후가 중산을 정벌한 후 그 땅을 아들에게 주고는 신하들에게 나는 어떤 임금인가 물었다. 신하들은 모두 어진 임금이라 답했으나 임좌라는 신하만 동생에게 주지 않고 아들에게 주었으니 인색한 임금이라 답했다. 문후가 화를 내며 책황이라는 신하에게 되물었다. 책황은 임금이 어질면 신하가 곧은데 임좌가 곧은 말을 했으니 어진 임금이라 답했다.
德威相濟(덕위상제), 덕과 위엄은 균형이 잡혀야 한다.
智將(지장)은 너무 똑똑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처방하여 조직을 이상적인 방향으로 이끌지만 조직원이 리더만 쳐다보는 수동형 조직으로 만들 수 있다.
德將(덕장)은 품이 넓어 아랫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만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조직이 우왕좌왕을 한다.
猛將(용장)은 불같은 카리스마로 화끈하게 조직을 장악해서 일사불란한 장점은 있지만 조직은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잘못되면 대책마련이 어렵다.
지장과 맹장은 위엄이 있지만 덕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덕장은 위엄을 갖추기 어렵다.
苟且彌縫(구차미봉), 구차하게 모면하고 미봉으로 넘어간다.
세상일은 쉬 변하나 사람들은 해오던 대로만 하려 든다. 문제가 생기면 낙관하고 대충 넘어가려 한다. 이러한 방심이 쌓여 한꺼번에 터지면 손 쓸 방법이 없다.
不通則痛(불통즉통),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불통즉통은 한의학에 나오는 말로 기가 막히면 아프다는 것이다. 사회의 기는 言路(언로)로 소통된다. 듣지 않고 제 말만 하니 불통이라 사회와 조직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