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 가끔씩 懷疑(회의)에 빠지는 날에는

내일 할 일보다는 오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지

by 물가에 앉는 마음



무서울 것이 없었던 차장 시절에는 코뿔소 같은 추진력으로, 황소 같은 인내심으로 일합니다. 또한, 강철 같은 체력이 뒷받침되는 시기이니 밥 먹듯 야근해도 다음날 사우나 한 번 하면 피로가 가십니다. 관록이 붙고 부장이 되었을 때는 팀원들에게 자기 색깔을 입히고 모든 업무를 주관하는 맛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또 승격해서는 직원들 눈치도 봐야 하고 이것저것 알아갈 때쯤이면 하고 있는 일이 시시하게 느껴지고, 돈 되는 일이 아닐 것 같기도 한 잡생각이 드니 능률도 나지 않고... 가끔씩 회의에 빠지는 날이 있습니다.


‘이놈의 기술기획 업무는 명확한 정답이 없어.’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무실 식구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일은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제3자가 봤을 때 그 정도면 됐다는 평가가 나오게끔 최대한 근사치를 찾아가는 작업이 기술기획업무라고’ 다독거립니다.

‘我田引水(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또는 본인이 다치지 않으려고 補身主義(보신주의)적 기획을 한다면 상대방이 불편해지는 것은 물론 본인도 불편해질 수 있다. 기획(안)을 만들면 입장을 거꾸로 놓고 생각해 봐야 한다. 상대방 입장이 되어 불편하고 불합리한 점이 발견된다면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가끔씩 회의에 빠지는 날에는 일을 접고 바람 쐬러 가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콧바람을 쐬어주지 않았으니 머리가 뻑뻑해졌을 거야.’ 정신과 의사도 아니면서 진단도 하고 처방을 내리지만 이내 콧바람 쐬어주는 것을 포기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빡빡해진 머리를 풀어줄 그럴듯한 말들을 찾아냅니다.


사고의 폭을 넓히는 3원칙

첫째,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멀리 볼 것

둘째, 하나의 측면에서 집착하지 말고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것

셋째, 사물을 지엽적으로 겉만 보지 말고 본질을 파악할 것

이것은 더하고, 빼고, 반대로 생각하고, 축소 또는 확대해 보고, 새로운 용도를 찾고, 재료를 바꾸어 보고, 남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7가지 기법’과 유사한 말입니다. 하지만 회의에 빠진 저의 머리를 리프레쉬해줄 만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이 꼬이고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좋은 점은 뭐지? 내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이지?‘하고 생각해 보라. 잘 생각해 보면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교통체증으로 도로 한가운데에 갇혀 있는가?

‘자동차가 없는 사람도 많은데 그래도 난

자동차가 있잖아 ‘라고 생각한다.

- 마리사 피어의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 중에서 -


조금 해답에 근접해 가는 것 갔습니다. ‘그래도 난 친구들보다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고 고속도로가 보이는 전망 좋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회의 할 수 있으니 행복한 거지.’ 하면서 응원해봐도 아직도 뭔가 2% 부족한 듯합니다.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나는 그것이 아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그 일을 무사히

끝마칠 수 없기 때문이다.

- 랄프 에머슨 ‘스스로 행복한 사람’ 중에서 -


드디어 정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내일 할 일보다는 오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지.’

짧은 글귀 하나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생기니 인간은 참으로 단순한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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