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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Jun 30. 2023

254. 사기 성공학(1) (김원중著, 민음사刊)

사람이 길을 넓힌다.

 저자는 史記(사기)의 完譯(완역)에 16년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인물들은 우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성공을 이룬 사람들인데 시대를 바라보는 안목, 통찰, 지혜, 결단력이 있어도 결국은 자신의 진면목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서 삶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인물들은 발분하고 절치부심하면서 때를 기다린 시대의 영웅들이었습니다. 

 注) 정리한 것을 두 편으로 나누려 하다 버릴 이야기가 많지 않아 4번에 걸쳐 이야기하겠습니다.


제1 부 創業(창업)


 司馬遷(사마천)실패 속에서 성공을 찾아내다. 

선친의 유지에 따라 사기를 집필하기 시작했을 때 적군에게 투항한 이릉을 변호하다 성기를 절단당하는 치욕적인 궁형을 당했다. 사기 전편에서 인간학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수많은 인물들을 역사 속으로 끌어들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인물들까지 그려내어 치열하게 살다 간  인물들의 실패와 성공, 좌절과 재기를 그려냈고 승자와 패자가 공존한다는 사실, 특히 성공과 실패의 간극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陳涉(진섭)사람이 길을 넓힌다.

머슴에서 왕에 오른 진섭은 판단력이 흐려져 자신이 임명한 주방, 호무 두 사람의 말만 믿었다. 신하들은 두 사람의 위세로 인해 왕에게 다가설 수 없었고 결국 자신이 책봉한 자들의 모반으로 폐위하고 말았다. 권력자라면 경계해야 할 오만의 싹을 없애지 못해 주변을 넓게 보지 못하고 올곧은 신하가 멀어지게 만든 것이 패인이었다. 길이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길을 넓히는 것이며 넓어진 만큼 사람의 품도 넓어져야 하는 법이다.

 秦始皇(진시황)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운 법.

진시황은 무자비한 정복욕으로 국민들을 도탄에 빠뜨리고 분서갱유를 단행하여 문화를 말살한 장본인이지만 서출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천하를 통일한 인물이다. 막강한 국력으로 천하통일을 하고 만리장성을 쌓아 오랑캐의 침략을 방어하고 진나라의 모든 시스템을 개혁했으나 탐욕과 교만, 자기 과신으로 나라를 망하게 하였다. 성공 뒤에는 항상 패배가 도사리고 있다. 지금의 성공에 마냥 도취하지 말아야 한다.

 李斯(이사)잃는 것을 두려워 말라.

이사는 초나라의 낮은 군관이었으나 진시황에게 잘 보여 승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그는 확실한 기회주의자였지만 상황판단능력과 결단력이 뛰어났다. 태산은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며 열린 마인드를 강조했다. 하지만 ‘소인은 관직을 얻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고 얻은 후에는 잃을까 두려워 한여 단 하루도 즐거움이 없다.’는 말을 새기지 않았다. 

 韓信(한신)자만은 몰락의 조짐이다.

유방에게 간 한신은 대장으로 임명되어 승승장구했고 천하를 통일한 개국공신으로 우대받았다. 한신은 자만했고 왕은 위험인물로 찍어 그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시작했다.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진다. 적을 평정하면 좋은 신하는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포박되었다. 한신이 겸양한 태도로 공로와 능력을 뽐내지 않았다면 오래도록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제2 부 不屈(불굴)

 句踐(구천)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다.

오나라, 월나라는 사이좋게 지내다가 오나라가 힘이 세어지자 월나라를 침공했고 월나라 왕 구천은 몇 번의 전투에서 패해 속국이 되어 공물을 바치며 와신상담했다. 내부적으로 국력을 다져 22년 만에 오나라를 평정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張儀(장의)묵묵히 담금질을 견디며 역량을 축적하라.

장의는 세치 혀를 무기 삼아 일자리를 찾아 헤맨 책략가이다. 위나라 사람인 장의가 초나라 재상과 술을 마시는데 재상의 구슬을 훔친 법인으로 몰려 억울하게도 수백 대를 맞았다. 집사람에게 핀잔을 받자 혓바닥이 붙어 있는지 물어봤다. ‘혀는 붙어 있네요.’ ‘그럼 됐소.’

 훗날 진나라 재상이 된 장의는 초나라 재상에게 편지를 보냈다. ‘내가 구슬을 훔치지 않았는데 매질을 당했소, 당신 나라를 잘 지키시오.’ 장의는 주변국과의 동맹을 통해 진나라가 천하통일의 발판을 구축했고 결국 초나라는 망하고 말았다. 

 荊軻(형가), 신념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연나라 태자 단이 진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을 때 훗날 진시황이 된 정과 죽마고우로 지냈으나 정이 진시황이 된 후 예우를 해주지 않자 도망쳐 왔다. 진의 세력 확장에 두려움을 느낀 연나라에서는 자객 형가를 보내 진시황을 암살하려 했으나 형가도 죽고 연나라도 망하게 되었다. 형가의 의기는 높이 살만 했으나 섣부른 시도가 모든 것을 한 번에 앗아가 버렸다.

 項羽(항우), 치욕을 딛고 권토중래해야 하거늘

역사 속에서 패자는 설자리가 없다. 항우는 힘만 천하장사이지 지략도 없고 타락한 장수의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항우는 승승장구로 서초패왕이 되어 천하를 호령하며 방심하는 사이 유방의 도전을 받게 된다. 유방의 포위망을 뚫고 달아난 항우는 자신이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는 것을 직감하고 자결한다. 때로는 강자도 무너질 수 있고 한 번의 실수로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 조직을 책임진 리더는 끝까지 살아남아 권토중래하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아야 한다. 혼자만의 격정에 휩싸여 조직의 운명을 구렁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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