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하는 사람은 두식이인데 삼시세끼 먹는 삼식이도 브런치를 한다.
브런치를 하는 사람은 두식이인데 삼시세끼 먹는 삼식이도 브런치를 한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중에 브런치(brunch.or.kr)라는 것이 있다. 글 쓰고 읽는 사람들을 위한 Content Publishing Platform이다. 글 쓰는 사람들이 브런치 작가로 登壇(등단)하고 글을 올리면 독자들은 글을 읽거나 정기구독 한다. 조회 수가 많은 작가들에게는 출판사에서 연락하여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공평하지 않은 것이 현실세계라고 하지만 brunch는 무명작가뿐 아니라 글을 쓰고자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꿈같은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 한다.
brunch 이용자들 사이에서 ‘brunch 작가’가 된 것을 ‘brunch 登壇’이라 표현 하며 작가가 되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기도 한단다. 기존 전통적인 文壇(문단)에서 본다면 ‘작가, 등단’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인정 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brunch작가들 상당수는 이미 유명 작가이거나 기성 작가이기에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초심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brunch를 열어보면 앱이 차분하다는 느낌이 든다. 현란한 광고와 수시로 뜨는 팝업창 등 광고가 없기 때문이다. 앱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이익이 생기는 구조인지 모르겠다. YouTube는 조회 수가 올라가면 Platform운영자와 영상제작자가 광고수익을 나누는 수익구조이나 brunch는 아직까지 Platform과 작가간의 수익구조는 없는 듯하다. 모든 Platform Biz-Model이 그렇듯 아마도 Platform이 정상궤도에 올라가면 광고도 생기고 구독에 따른 수익금도 나눌 것 같지만 현재는 광고 없는 청정사이트다. 만약 카카오가 ESG경영의 일환으로 사회공헌을 위해 비영리 Platform을 운영하는 것인데 세속적인 해석을 했다면 미안한 일이다.
앱을 둘러보다가 고유 목적이외의 용도를 발견했다. brunch 작가로 登壇하고 책을 출판하는 Platform 고유 용도보다 원고관리의 편의성이 마음에 들었다. 지인들에게 편지 쓴지 14년 되었다. 작성된 700건의 편지와 앞으로 작성할 편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간 노트북과 USB가 말썽 부리는 바람에 손상자료를 복원하느라 곤욕을 치렀지만 100% 완벽하게 복원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그 후 세 개의 USB와 개인Band를 운영하고 있는데 바로바로 업데이트하기도 번거롭거니와 Band는 글 쓰는 사람의 편의성 측면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원고관리를 위해 brunch를 이용하기로 했다. brunch 회원가입을 하고 내친김에 brunch 작가로도 登壇했다. 회원가입을 하고 글을 쓰면 ‘작가의 서랍’에 원고가 차곡차곡 모이니 노트북과 USB로 관리하던 수고를 덜 수 있게 되었다. Platform 본연의 목적에 맞지 않게 이용한다고 운영자가 싫은 소리를 한다 해도 그건 내 책임이 아닌 앱을 편리하게 만든 개발자가 받아야할 비난이다. 나에게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brunch’가 아니라 ‘글이 관리 되는 공간, brunch’이다. 물론 Platform에 무임승차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본연의 목적에 맞게 글도 올릴 계획이다.
brunch로 눈을 돌리면서 글을 올렸던 몇 개의 Band는 정리하려 한다. 퇴직 후에도 유지하고 있던 이전 직장의 Band에서는 탈퇴하려 한다. 몇몇 후배들의 요청에 의해 계속해서 글을 올리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무자격자가 회원인양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Band와 brunch의 차이점은 폐쇄성과 개방성이다. 筆力(필력)과 內工(내공)을 감안하면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자리에 글을 내놓는 것이 시기상조일수 있으나 관리의 편의성과 맞바꾸기로 했다. 또한, 원고를 쌓아놓고 있어봐야 혼자만의 지식이 되는 것도 아니고 유용한 정보를 아무나 퍼가서 좋은 곳에 사용한다면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의 목적도 달성되는 것이니 일석이조라 생각한다. 筆名(필명)은 원래 사용하던 ‘물가에 앉는 마음’ 을 사용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브런치-물가에 앉는 마음-구독신청’을 하시면 된다. brunch는 글을 읽는 사람 측면에서도 편리성이 극대화 되어 있다.
비록 e-Mail 이기는 하나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편지 보내기’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 가장 전근대적인 방법이나 ‘편지받는 기쁨’을 알기에 중단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유예하기로 했다. 통신수단이 발달하여 실시간 화상통화가 가능한 시대이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시간이 걸리고 늦어도 편지 또는 답장 받는 즐거움을 택배 받는 것과 비견할 수 있을까?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자 취향이다. 가을이 아니라도 누군가가 보내주는 편지와 답장이 기다려지기에 섣불리 편지보내기에 대해서는 중단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수신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