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열정이란 무엇입니까?

“그대 아직도 열정을 갖고 있는가?”

by 물가에 앉는 마음

선배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가 요즈음 친구들은 熱情(열정)이 없다고 하는데 열정이란 무엇입니까? 선배들이 말하길 ‘내가 신입사원 때는 선배들이 기술을 가르쳐주면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신입사원들은 기술을 가르쳐 주려고 해도 싫다고 한다.’ 맞습니다, 기술을 배우려는 의지도 열정입니다. 우리 회사가 기술자립을 하지 못했을 때인 2~30년 전, 주요 정비는 제작사 기술자들이 수행하고 감독했습니다. 그들이 보던 책과 도면에 엄청난 Know-how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것을 훔치기 위해 그들이 퇴근하기를 기다려 복사하곤 했다는 무용담도 열정을 갖고 있는 기술자들 모습이었고 대부분 그렇게 일을 배우고 기술을 훔쳤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기술을 훔쳐가지 않는다고 열정이 없다며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한 판단인지 모릅니다.

현장 전기팀장 시절인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에는 90년대에 입사한 후배들이 많아 그런대로 예전 방식대로 일 하라고 하면 통했습니다. 90년대 입사한 직원들은 속칭 ‘끼인 세대’이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현장도 세대교체 되어 요즈음은 2000년대에 입사한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들 세대에 맞는 열정을 주문해야 합니다. 그들에 맞는 감성적인 이야기로 접근해야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열정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갖고 열중하는 마음’이나 조금 더 간단하게 표현하면 ‘혼신을 다하는 노력’이며 에둘러 표현하면 ‘스피드’가 아닌가 합니다. 이 부분은 끼인 세대나 2000년대 입사한 신세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사항입니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회사 기술자들은 기술능력과 태도로 평가받습니다. 진동, TBN, 발전기 등 각 분야 최고기술자 반열에 오른 분들을 보면 ‘혼신을 다하는 노력’이 있었고 업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스피드’가 남달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도 처음에는 청소하고, 운반하는 등 허드레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내로라하는 기술자 모두 초기 어려움을 극복했고 대학원을 졸업했어도 처음에는 청소를 했고 무거운 자재를 운반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고급인력을 채용했으면 적재적소의 원칙에 의거 합당한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허드레 일을 해봐야 추후에 부하직원들을 시킬 수 있고 허드레 일이라도 열정을 갖고 수행하는 직원들을 선별하기 위한 과정 또는 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통과 의례적 과정이었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한큐 철도 설립자 고바야시 이치고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발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면 신발정리를 세계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그렇게 된다면 누구도 당신을 신발 정리만 하는 심부름꾼으로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다. 궂은일이라도 그것에 통달하면 그때부터는 궂은일만 하는 머슴의 세계가 아니라 창공을 붕붕 날아다니는 도사의 세계가 열린다.


사실 청소하는 것과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이지만 마음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열정을 갖고 청소하는 사람은 청소하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지위에 오르게 될 것이며, 열정을 갖고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사람은 최소한 세계에서 제일 멋진 복근을 갖게 될 것입니다. 대신 열정 없이 불평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은 가장 길게 튀어나온 입을 갖게 될 것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극복하게 됩니다. 열정적이지만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총명하지만 열정이 부족한 사람보다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열정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능동적인 힘입니다. 또한 열정적인 사람은 겸손함과 인내심을 갖고 있습니다. 본인이 이룰 목표가 있기에 어려움을 견디는 인내심이 있으며 가치 낮은 일을 해도 마음과 몸을 수련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겸손함이 있습니다.


열정의 또 다른 표현을 ‘스피드’라 했는데 회사 내 많은 업무는 정해진 기한이 있습니다.

청소는 오늘까지, 무거운 짐 운반은 내일까지...

열정 있는 사람이 하는 업무의 속도는 남다릅니다. 빠르다고 품질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열정 없는 사람은 기한 내에 청소를 했지만 지저분합니다. 짐이 무거워 내일까지 짐을 옮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열정은 ‘스피드’입니다.


입사 30년이 되어가는 제 자신에게 다시 묻습니다.

“그대 아직도 열정을 갖고 있는가?”

“혼신을 다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스피드 있게 업무처리를 하는가?”

“몸과 마음과 영혼을 바칠만한 대상이 있는가?”

“없다면, 잃어버린 열정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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