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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Jul 05. 2023

258. 사기 성공학(3) (김원중著, 민음사刊)

천하는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제5 부 戰略(전략)

孫子(손자), 이기는 법이 아닌 지지 않는 법

‘병법이란 속이는 이치이며, 전쟁에서는 모략으로 공격하는 謀功(모공)이 중요하며, 성벽을 공격하는 攻城(공성)은 최하위다.’ 이렇게 말한 손자는 중국 최고의 병법가다. 무리한 전쟁보다는 안정을 도모하고 확실한 승기가 잡히기 전에는 절대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결국 남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주제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子貢(자공), 군자도 현실적 기반은 필요하다.

공자의 많은 제자 중 자공처럼 세상사에 밝았던 이도 드물다. 자공이 공자를 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재물을 모으고 재력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자가 주유천하할 때 멸시를 많이 받았지만 자공의 스폰서 노력이 없었다면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공자는 자공이 화려한 말솜씨 이외에 쓸모없다는 평가를 했지만 현실을 냉철하고 가감 없이 판단해서 응용하는 탁월한 지혜와 통찰력의 소유자이다. 언어가 뛰어나 외교 등 대외협상에 능했다.

 管仲(관중),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안다.

냉철한 현실주의자인 관중에게 명분의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관중은 재상이 되자 부국강병에 힘썼고 일의 경중을 헤아려 득실을 저울질하는데 신중했다. 왕실만큼 재산이 많았지만 결코 사치하지는 않았다. 부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라 부에 대한 욕구를 금한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얻고 싶어 한다고 했다.

 韓非(한비), 천하는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일컬어지는 한비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고 사람을 통제하며 신하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속성을 꿰뚫고 있었다. 인간의 본성은 이해득실만 따질 뿐 도덕성은 생각치 않는다고 봤다.

卜式(복식), 이익을 셈하기 전에 먼저 베풀어라.

복식은 농사와 목축을 하던 사람이다. 평소에도 주위사람 돕는데 인색하지 않았던 복식은 어느 날 흉노가 쳐들어오자 재산의 절반을 조정에 바쳐 변방을 수비하는데 보태겠다고 상소를 올렸으나 조정에서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들어주지 않았다. 당시 부호들은 재산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시대이나 후에 복식의 뜻을 안 왕은 자신의 정원에서 양을 키우는 벼슬을 내렸다. 

晏嬰(안영), 배짱은 교섭의 필수조건 

인품과 처세는 표리의 관계처럼 함께 굴러가는 것이다. 개인의 삶의 격을 결정짓는 것이 인품이라면 타인과의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처세이다. 안영은 겸허한 재상이었으나 한 가지 단점은 5척 단신으로 왜소하다는 것이다. 안영이 50년간 재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30년간 옷 한 벌로 지내고 밥상에 고기를 올리지 못하게 한 청빈이었다. 초나라 왕은 제나라 사신인 왜소한 안영을 시험해 보기 위해 성문을 열어주지 않고 개구멍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안영은 ‘개 나라에 사신으로 오는 사람은 개구멍으로 출입해야 하나 사람나라에는 사람이 다니는 문으로 출입해야 한다. 설마 초나라가 개나라는 아니겠지요?’ 

周亞夫(주아부), 임기응변의 핵심은 결단력이다.

나라를 빼앗으면 군주가 되고 물건을 빼앗으면 도둑이 된다. 오나라와 초나라 연합군의 공격을 받자 전력을 분석하니 대적할만한 전력이 아니었다. 잠시 영토를 내주고 보급로를 차단한 후 공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결국 초나라 왕을 자결케 하고 오나라 왕 유비도 죽인다. 쌍방의 전력을 분석하여 후퇴, 방어, 공격으로 전환하는 임기응변 전략으로 상황을 역전시켰는데 결단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蘇秦(소진), 시대를 읽는 눈을 먼저 길러라.

800년간 중원을 통치하던 주나라가 몰락하자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했다. 생존이 화두가 된 이 시대에는 힘을 합쳐 강자에게 대응하느냐 아니면 강자의 그늘에 기대어 살아가느냐의 논의에 부딪혔으니 전자가 합종이며 후자가 연횡이다. 합종의 대표가 소진으로 진나라에 대응하여 6국이 동맹을 맺게 되었다. 소진은 연, 조, 한, 위, 초, 제나라의 대내외 정세와 강약점을 정확히 짚어 강대국 진나라에 대응하는 합종책을 만들었다.

 魯仲連(노중련),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차라리 행동하라.

진나라 100만 대군이 조나라 40만을 무찌르고 수도를 포위했다. 주변국은 진나라 위세에 눌려 움직이지 않았고 위나라만 원군을 보냈으나 위나라 장수는 조나라에게 항복을 권유하여 조나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제나라 사람 노중련은 아무리 약한 나라도 국가의 자존심을 지켜냈는데 수레가 만승이나 되는 큰 나라가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을 구걸하는 것은 안 된다며 위나라 장수를 꾸짖었다. 조나라가 반격한다는 소문이 돌자 진나라는 철군을 했다.

趙括(조괄), 탁상공론의 최후 

조나라와 진나라가 대치하고 있을 때 조나라 명장 조사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진나라 첩자는 진나라가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조사의 아들 조괄이 장군이 되는 것이란 말을 퍼뜨렸다. 대신들과 어머니까지 조괄은 병서만 읽었지 실전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으나 왕은 조괄을 장군으로 삼았다. 조괄은 군사에 대해서는 천하제일이라는 자만심으로 전쟁에 임했으나 본인도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죽거나 포로로 잡혔다. 경험은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다.

田單(전단) 기발함으로 허를 찌르다.

연나라에게 정공법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제나라의 연단은 자신의 처와 첩도 군대 속에 끼워 놓고 노약자만으로 성벽을 오르게 한 뒤 항복시켜 연나라를 안심시켰다. 후에 소 1000마리에게 용이 그려진 비단옷을 입히고 뿔에는 칼날을 달고 소꼬리에는 기름먹인 갈대에 불을 붙여 적진으로 보내 적진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후 평정했다. 이를 火牛陳(화우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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