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제6부 處世(처세)
蒙염(몽염), 높은 곳에 오를수록 발아래를 살펴라.
만리장성을 쌓은 인물이 몽염인데 진시황의 총애를 받았고 왕만을 바라보았다. 환관 조고가 죄를 지었을 때 몽염의 동생 몽의는 조고를 죽여야 한다고 해서 조고와 적이 되었다. 진시황이 객사하면서 군대는 몽염에게 맡기라고 유서를 남겼으나 유서는 조고의 손에 들어가 조작이 되어 몽의는 옥에 갇혔고 몽염은 자결을 했다. 진시황의 야심에 영합하여 무리한 공사를 했고 왕만을 바라보던 몽염은 빛을 잃자 덩달아 길을 잃었다. 높은 곳에 오를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법이나 몽염은 높은 곳에 올라서도 아래를 보지 못했다.
扁鵲(편작), 교만이 불치병이다.
명의 편작은 나는 죽은 사람을 살리지는 못한다. 나는 스스로 살 수 있는 사람을 일어날 수 있도록 한 것뿐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제나라왕 환후를 보고 편작이 말했다. 왕께서는 피부에 병이 있으니 고치지 않으면 깊어진다. 왕은 의원이란 자가 이익을 탐하느라 병 없는 사람을 두고 공을 세우려 하다고 무시했다. 닷새 후 혈맥에 이상이 있다고 했고, 열흘 후 장과 위 사이에 병이 있다 했는데 왕은 무시했다. 그 후 몸에 이상을 느낀 왕이 편작을 찾았으나 이미 떠난 후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왕은 병사했다. 왕은 자신만의 판단을 과신하여 화를 당하고 말았다.
蕭何(소하), 늘 낮은 자세로 권력을 경계하라.
성공은 한순간의 방심에 날아가 버린다. 설마 하는 마음이 들 때는 이미 냉정한 판단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소하는 한나라 유방의 오랜 친구로 ‘성공해도 소하, 실패해도 소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상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조정의 견제와 유방의 의심을 받아 전전긍긍하면서도 왕으로부터 내려온 토지 등을 군비에 보태라며 받지 않았고 외딴곳에 집을 마련하는 등 자기 관리에 노력하여 화를 피할 수 있었다.
張良(장량), 왕의 그림자, 참모로 살아가는 법
장자방으로 알려진 장량은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확고한 위상을 구축한 인물이다. 유방은 천하 통일 후 소하와 장량에게 3만 호의 식읍을 내렸으나 장량은 1만 호만 받았다. 천하 통일 후 공신들의 논공행상을 못하고 1년이 지나갔다. 식읍은 정해져 있고 공신이 많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유방은 장량에게 해결책을 물었다. 유방과 사이가 좋지 않은 ‘옹치’부터 포상을 하자 다른 공신들은 안심했다. 옹치가 포상을 받았으니 우리는 문제없다. 그는 많은 공을 세웠으나 개국공신들이 토사구팽 당하는 것을 보고 말년에는 은둔생활을 하였다.
子産(자산), 스스로에게 엄격하면 절로 위엄이 선다.
춘추시대 약소국 ‘정’ 나라는 강국인 진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있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자산은 26년간 정나라를 잘 다스린 재상이었다. 자산은 武보다 文을 숭상했고 주변국과는 명분 있는 외교를 펼쳤다. 스스로에게도 엄격했고 귀족정치를 배격하고 중국 최초의 성문법인 형서를 만들어 법치를 하였다. 후임자에게 당부했다 엄하게 통치하라. 불은 형세가 엄해 타 죽는 자가 드므나 물은 모양이 유약하여 익사하는 자가 많다. 당신의 모습을 엄하게 해서 당신의 유약함에 빠져 죽는 것을 막아야 한다.
李廣(이광), 기회는 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세상이치에 너무 밝아서도 안 되겠지만 너무 어리석거나 순진해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해서도 곤란하다. 이광은 화살이 돌을 뚫을 정도였고 활쏘기에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고 전쟁의 달인으로 불렸다. 청렴해서 상을 받으면 부하들에게 나눠 줬다. 하지만 그는 주군을 위해 싸우지 않고 전쟁 자체에 만족하여 지위가 낮았다.
진정한 강자는 주변을 돌아보며 상하 좌우에도 눈을 돌리는 지혜를 갖추고 있다. 자신의 힘과 의지만 믿고 분위기 파악에 서투르면 자칫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
陳平(진평), 적절한 자기 연출도 필요하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진평은 학식이 뛰어났지만 형에게 더부살이하는 무일푼이어서 가난뱅이와 결혼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딸을 주려는 부자가 없었다. 장부라는 부자의 손녀딸이 다섯 번 결혼을 했으나 남편이 모두 죽은 팔자 사나운 여자가 있었는데 그 집 일을 열심히 도와 결혼하게 되었다. 그 후 재상이 된 진평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고 항우 편에 섰다가 유방 편에 서는 등 변신을 거듭했다.
笵雎(범저), 현명한 자는 떠나야 할 때를 안다.
위나라 사람 범저는 고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진나라에서 재상이 된 사람이다. 어느 날 친구 채택이 찾아와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 굽히고 펴는 것이 때에 따라 바뀌는 것은 성인의 영원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에 범저가 욕심이 그칠 줄 모르면 하고자 하는 바를 잃고 가지고 있으면서 만족할 줄 모르면 갖고 있던 것도 잃는다며 재상자리에서 물러나 은둔하다 생을 마쳤다. 인생은 하나의 포물선으로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포물선의 정점에 위치한 순간을 잘 감지한다.
顔回(안회),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강요된 시선과 사회의 편견 속에서 살다 보면 문득 명예나 권력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깨닫는다. 한 번쯤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해 보면 행복을 지탱하는 것은 사소한 데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회는 공자가 끔찍하게 아껴 賢者라 지칭하던 제자이다. 안빈낙도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희는 가난해서 술지게미를 먹고살았으나 학문을 좋아했으나 서른한 살로 단명했다. 공자는 하늘이 나를 버렸다며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