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근著, 21세기북스刊
박재희 원장의 논어이야기 ‘君子固窮(군자고궁)’에 필이 꽂혀 논어 관련 책을 자주 읽습니다. 우리는 흔히 고리타분할 정도로 지극히 당연하고 사리에 맞는 이야기가 나오면 공자말씀이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어릴 적 서당에서 공자 왈 맹자 왈 하면서 사서삼경을 배웠으므로 선조들의 생활교범이었던 공자말씀 ‘논어’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들이 쓰여 있을 텐데 빠르게 사는 우리들은 당연한 이야기에 싫증내고 하품을 합니다. 하지만 당연함을 잊고 사는 현대인, 앞만 보고 달려오기 만한 40대가 한숨 돌리며 읽어봐야 할 책이 논어가 아닌가 합니다.
주 1) 유교에서 사서삼경이란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의 사서와 시경, 역경, 주역의 삼경을 이르는 말
주 2) 논어에서 군자란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된 사람을 말하며 군자의 반대는 소인으로 도량이 좁고 간사한 사람을 말합니다.
勿憚改過(물탄개과) 잘못을 고치기에 우물쭈물하지 마라.
연예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스캔들이 아니라 화장하지 않은 본인의 민낯이다.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기 싫어함인데 숨긴다고 영원히 감출 수는 없다. 숨기부터 하고 고칠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숨길일이 많아진다. 정녕 무엇을 부끄러워할까.
人能弘道 非道弘人(인능홍도 비도홍인) 사람이 길을 넓혀가야지 길이 사람을 넓힐 수 없다.
과거 우리나라는 원자재를 가공수출 하여 먹고살았지만 중국, 베트남등 신흥국에 밀리고 있다. 이제는 싸고 좋은 물건이 아니라 비싸도 흉내 낼 수 없어 살 수밖에 없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나 경제나 “외국사례”를 찾고 “다른 나라는 어떠하다”는 이야기만 한다면 아직도 선진국의 길은 요원하다. 선진국은 우리가 기준을 만드는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臨事而懼(임사이구) 어떤 일도 만만히 보지 마라.
일이 주어질 때의 유형
첫째, 일을 피해 다니다가 시한이 닥치면 우왕좌왕하며 아무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棄模(기모) 유형
둘째, 일의 특성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돌다리도 두드리며 철저하게 준비하는 好模(호모) 유형
셋째, 앞뒤 재어보지 않고 뛰어드는 無謀(무모) 유형
공자 왈, 내가 참모총장을 선임하다면 호랑이를 잡으려다 물려 죽거나 맨몸으로 강을 건너다가 빠져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사람을 택할 것이다. 할 일을 앞에 두고 두려워하고 미리 꾀를 내어 일을 잘하려는 사람을 택할 것이다.
見賢思齊(견현사제) 나은 자를 보고 배워서 같아지도록 하라.
벤치마킹, 당신의 경쟁상대는 누구이며 당신의 롤 모델은 누구입니까?
訥言敏行(눌언민행) 말은 굼뜨게 실행은 재빠르게
불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말과 행동에서 차이가 나니 불신이 생긴다. 말과 실행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사람의 영원한 숙제이다.
先難後獲 (선난후획) 힘든 것을 먼저 하고 나누는 것은 나중에 한다.
잘 지내던 사람들도 두 가지 이유로 사이가 벌어지는데 하나가 고통의 배분이고 다른 하나는 과실의 분배와 관련이 있다. 먼저 고통을 배분하고 과실의 배분은 후에 해야 한다.
無爲而治(무위이치) 나서지 않아도 잘 굴러가게
사회나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데 시스템과 사람 중 어느 요소가 영향을 많이 미치는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노무현대통령은 시스템을 강조했고 이명박대통령은 사람을 강조했다.
공자 왈, 강제하지 않고서도 공동체의 안정을 이룬 사람은 순임금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을까? 몸가짐을 공손하게 하고 자신의 자리만 지켰을 뿐인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최고다.
무엇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보다 못하고 무엇을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
和而不同(화이부동) 잘 어울리지만 우르르 몰려다니지 않는다.
군자는 조화를 꾀하지만 이익을 위해 몰려다니지 않는다. 소인들은 이익을 향해 몰려다니지만 조화를 꾀하지 않는다.
爲山一簣(위산일궤) 산을 쌓는 것은 한 삼태기의 흙에 달려있다.
인생살이란 쌓아가는 과정이다. 공자는 미적거리는 사람을 위해 산을 만드는 비유를 하고 있다. 산도 한 삼태기의 흙으로부터 시작된다.
本立道生(본립도생) 기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
군자는 기초를 다지는데 힘쓴다. 기초가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기기 때문이다.
後生可畏(후생가외) 뒤에 오는 사람이 무섭다. 후생들의 앞날이 어찌 지금 사람들만 못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중국인들이 즐겨하는 말 중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옛사람보다 지금 사람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