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있음에 감사합시다. 큰 감사가 몰려올 겁니다.
작은 감사 속에는
더 큰 감사를 만들어 내는 기적이 숨어있다.
사람이 스스로 속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받는 사랑도 당연하고 내가 받는 대우도 당연하고
내가 하는 일도 당연하고 내가 지금 건강한 것도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당연한 것을 감사하기 시작하면
고마운 마음은 더욱 커진다. - 전광의 “평생 감사” 중에서 -
2012.12.31,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입니다. 되돌아보면 세계적, 국가적, 회사적으로나 또는 개인적으로 대단한 격동의 시기였지요. 지난 1년, 어떠셨는지요? 순탄하고 감사할 일들이 많았습니까?
세계적인 톱뉴스는 ‘불황’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 신용등급이 대폭 하락되었고 디폴트까지 몰린 나라는 1997년 11월 21일 우리나라 IMF사태보다 더한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1997년 경제적 주권을 빼앗겼으니 제2의 庚戌國恥(경술국치)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고 1999년 울진2 전기팀장시절 저에게도 퇴직시켜야 할 예정자 명단이 통보되었습니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해고당할지 모른다 하니 황망한 일이었습니다. 아마도 불황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듯합니다. 우리나라는 금 모으기 운동 등 전 국민 참여로 IMF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올해 세계적인 불황이라 우리나라도 어려웠지만 특유의 금 모으기 정신으로 어느 나라보다 잘 버티고 있습니다. 실물경기는 바닥이라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밥술 먹고 살만 하니 감사하고,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3160억 불이 넘으니 크게 감사한 일입니다.
국가적으로는 18대 대통령선거가 톱뉴스인가요?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미혼이라 가족이 없으니 친인척비리 발생확률이 낮아졌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선친께서 박정희대통령과 청와대 오찬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박대통령의 낡은 혁대와 검소한 식탁이 인상적이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청렴하고 검소한 대통령,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의 대통령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편, 원자력분야에 오래 근무했으니 대선 후보 중 親원자력에 가장 가까운 후보가 당선된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원자력에 대한 불신이 많았던 한 해입니다. 비리와 고장으로 인해 발전소는 정지되었고 전력대란의 우려가 많습니다. 지난 11월 일본 후쿠시마에 다녀와서 많은 것에 감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진도 없고 쓰나미를 일본열도가 막아주니 안전하고, 일본은 노형이 BWR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PWR이니 이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 회사 톱뉴스는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는 올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1,000,000,000,000원 0이 12개나 있네요. 대단한 금액입니다. 1조 클럽은 기업의 성공관문으로 인식되는 숫자이니 감사한 일입니다. 사과박스 하나에 2억 원이 들어간다고 하니 1조 원을 담으려면 사과박스 오천 개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체적으로 따지면 보통의 방크기가 5M*5M인데 18M 높이로 쌓아야 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경기불황에도, 물건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엔지니어링 인력만 갖고 기술을 판매하는 회사의 1조 원 매출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벤츠코리아 매출은 억대자동차를 판매해서 1조 원을 넘긴 것이고,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의 1조 매출은 2013년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1조 클럽 입성, 감사한 일입니다. 입사초기 많은 외국인들이 현장을 왔다 갔다 했지만 요즈음은 외국인들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외국사에 정비를 의존했다면 약 6조 원 정도의 國富(국부)가 유출되는 것을 우리 회사가 예방했으니 크게 감사한 일입니다.
기술개발실의 톱뉴스는 4년 만에 처로 부활된 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기술회사이니 기술이 우선이라고 하나 최근, 조직 면에서는 기술이 뒷전이었습니다. 물론 조직원들이 잘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니 뒷전으로 밀리고 찬밥신세가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다시 우리 회사 기술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프레임을 다시 짜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고 기술개발실 역사를 새로 써나가야 하니 대단히 감사한 일입니다. 조직 개편 때마다 이리저리 유랑하던 장비운영팀이 제자리를 찾은 것도 감사하고 팀장자리가 생겨서 기술기획을 하고 싶은 부장들이 근무할 자리를 만든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올해 작은 아이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재수한다고 결정했으면 내년 1년간을 가족들이 숨죽이며 살아야 하는데 숨통을 트여준 작은 아이가 감사합니다. 집에서 떠들 수도 있고, 작은 아이 눈치 보며 외식할 이유도 없으며 밤늦게 학원 데려다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감사한 일입니다.
강아지가 입양된 지 첫돌을 맞았습니다. 이제는 철 들어서 아무것이나 씹어대질 않습니다만 안심이 되지 않아 크리스마스트리를 천정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일반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가능하지 천정 높은 저택에 살았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부자가 아닌 것에 감사하고 낮은 천정에도 감사해야겠습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전해줄 ‘빵 저금통’에 동전이 그득하게 해 준 기술실 식구들에게, 동참해 준 연구원 식구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저 멀리에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200원이면 하루를 연명합니다. 저금통 하나에 4만 원 정도니 200일을 버틸 수 있는 돈입니다.
한해 마지막 날,
작은 감사가 당신을 미소 짓게 합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2012.12.31일 오늘이 있음에 감사합시다.
2013년 01.01일 큰 감사가 몰려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