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즐기고 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직업을 말씀드리기 전 ‘행복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영국의 싱크 탱크 신경제재단이 전 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기대수명, 삶의 만족도, 환경오염지표 등을 평가해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코스타리카 1위, 도미니카 공화국, 자메이카, 과테말라, 콜롬비아, 쿠바, 엘살바도르, 브라질, 온두라스 순이었습니다. 매년 순위가 바뀌고 있고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복지천국 덴마크와 스웨덴의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왜 남미 사람들은 행복할까? 저도 언젠가는 궁금증을 풀러 가보려고 합니다.
일반인들과 대화를 자주 하시는 법륜스님의 책 ‘행복한 출근길’에는 조금은 철학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업자가 회사에 취직하면 기쁨인데 직장생활에는 고뇌가 따라옵니다. 부하가 일을 잘해 성과가 내게 돌아오면 기쁨인데 그가 나를 딛고 올라가면 고통이 됩니다. 능력 있는 상사 밑에서 일을 배우는 것은 기쁨인데 계속 그 밑에서 종노릇을 하는 것은 고통입니다. 동전의 양면같이 어떤 일이든 기쁨과 괴로움이 동시에 옵니다. 직장은 우리들 이상이 실현되고 즐겁고 기쁜 곳이기도 하지만 온갖 고뇌가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삶이 현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두 곳이 아닌 같은 곳입니다. 천당과 지옥이 같은 곳에 있다는 말입니다. 직장은 직장일 뿐인데 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천당이고 그만두지 못해 발버둥 치는 사람에게는 지옥입니다. 직장은 직장일 뿐인데 괴로움이 직장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니 괴로움이 커집니다. 그만두지 못할 바에는 그곳을 천당으로 만들어야지요. 돈 때문에 할 수밖에 없다면 이왕 하고 있는 일에 취미를 붙여야 합니다. 자기가 존재하는 지금 이 직장에서 자기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의 행복에 대해 일본사람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박사도 교수도 아닌 다나카 고이치 씨가 노벨상 수상 후 수많은 강연과 인터뷰 때문에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없게 되자 2003년 3월 엔지니어로의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일의 즐거움’ 이란 책을 펴내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강연이나 취재가 줄어들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에 집중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나는 엔지니어로서 이제까지 활동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어떠한 명예가 주어지더라도 나는 연구자로 그리고 엔지니어로 계속 남고 싶다. 나는 내 일을 즐기고 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저는 일상이 충분히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행복의 실체를 찾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읽은 책에서 발견한 답은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입니다. 조금은 허무했습니다. 그토록 찾아 헤맸던 행복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으니까요. 진작에 어릴 적 읽었던 동화들과 성인이 되어 들었던 선배들의 말들을 의심 없이 믿었어야 했습니다.
파랑새를 잡기 위해 아니면 무지개를 잡기 위해 그토록 쫓아다닌 후 힘들어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봤더니 흰머리가 성성한 노인이더라. 힘들어 앉아 있는 나무 그루터기 주변의 이슬 머금은 잡초가 그렇게 행복해 보이더라.
누군가는 아내가 끓여주는 보글거리는 된장찌개 속에서 행복을 찾았고, 어떤 이는 웃고 있는 아이 보조개 속에서 행복을 찾았습니다. 혹자는 행복은 안경과 같다고 합니다. 안경은 코앞에 놓여 있는데 사람들은 안경을 보지 못합니다. 그렇게도 가까이 있는데 먼 곳에서만 행복을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행복한 직업 1위라는 기사제목을 클릭하며 제발 돈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1709명을 대상으로 직업만족도에 대한 조사를 했다. ‘시인과 화가 등 예술가’가 1위, 국회의원, 연예인, 요리사. 변호사 및 의사 등 전문직, CEO, 교수, 대통령, 공무원, 운동선수, 직장인, 농부와 어부, 건축가, 연구원, 군인 순이었다.
온갖 지탄을 받는 대상 중 1위를 차지할 것 같은 국회의원이 2등을 한 것은 불만이지만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예술가가 1등이고 사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였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젊은 직장인들 의식은 건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도선사, 항공기 조종사 등이 빠져 있어서 최근의 조사 결과는 돈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업이 행복도가 높다는 결론입니다.
국내는 물론 인도, 마다가스카르, 호주, 미국, 필리핀... 전 세계 발전소에서 땀 흘리시는 4600여 선, 후배님들. 정지되어 있는 설비에 새 생명을 집어넣으려고 땀을 흘리고 계신데 행복하십니까? 정비는 천직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