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고전)으로 革命(혁명)한다는 곧 생각의 혁명
4자성어 ‘君子固窮(군자고궁)’의 뜻이 좋아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고전혁명’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습관 덕에(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고전혁명’까지만 읽고 독서 주제를 달리 할까 생각 중입니다.
요즈음의 생존이란 먹고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이끄는 삶을 이야기합니다. 빵 하나에 연명하는 삶이 아니라 의지대로 사는 삶이 생존인 것이지요. 이 시대의 혁명이란 세상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뒤집는 것입니다. 시대의 장벽을 넘어 질긴 생명력으로 이어온 생각, 즉 고전이야말로 새로운 생각을 꽃피울 수 있는 씨앗이기에 古典(고전)으로 革命(혁명)한다는 곧 생각의 혁명입니다.
1991년 일본 아오모리에 태풍이 불어 지붕이 날아가고 90%의 사과가 떨어졌다. 농부들이 시름에 잠겼을 때 한 농민이 말했다.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고 팔면 어떨까? 떨어지지 않는 사과는 ‘합격사과’라고 명명되어 10배나 비싼 값에 팔렸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끌어 내고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만들어 냈다. 전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 바로 혁명의 시작이다.
우리는 왜 혁명을 해야 하나? 계속되는 경제 위기로 인한 치열한 칼바람 속에서 우리가 깨달은 사실은 한 가지다. 국가도, 회사도, 그 누구도 나를 지켜줄 수 없다. 광풍 속에서 바람막이가 되어줄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시대에 휩쓸려 살아갈 수는 없다. 무슨 변화가 또 생길지 넋 놓고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상의 중심이, 삶의 중심이 ‘나’가 돼야 한다.
이제 혁명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알 것 같은데 왜 고전일까?
어떻게 고전에서 자아혁명과 생각혁명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모든 고전은 당대의 문제작이었다. 고전은 시대를 돌파해 온 생각이기 때문이다.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현실에 맞선 처절한 몸부림을 통해 탄생했고 그 힘으로 아직까지 살아남은 것이 고전이다. 시간을 극복할 만큼 위대했고 시대를 넘어서고 변화를 주도해 왔다. 그것은 정신과 물질, 인문과 과학의 측면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변하지 않게 하는 것은 기득권층이 노리는 것이다. 일제는 네 차례에 걸쳐 ‘조선교육령’을 공표하면서 보통학교, 고등보통학교, 여자고등보통학교, 실업학교, 사립학교만 만들고 대학을 만들지 않았다. 농, 상, 공 분야의 하급기술자만을 만들기 위한 교육에 힘을 기울였다. 성균관을 폐지하고 서당에서 고전을 가르치면 순사가 나타나 잡아갔으며 ‘조선이 고전만 읽다가 망했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렸다.
조선의 아이들은 공자, 맹자를 읽지 못하게 되었고 보통학교에 입학해 생활에 필요한 지식만 배우게 되었다. 사람들 의식을 잠재우려는 일본의 음모가 숨어있었다. 생각하지 못하는 바보로 만들어 왜 내가 지배를 받고 있는지? 왜 부당한 것인지? 에 대해 아예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동양은 정신문명이고 서양은 물질문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해 왔다. 하지만 1881년 6월 사헌부의 곽기락이 東道西器論(동도서기론)을 옹호하는 상소를 올렸다. ‘서양은 기계, 농업기술이 발달하였으니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전통적인 유교의 가치관은 유지하되 서양기술을 수용하자는 것이었다.
과연 정신문명 없이 물질문명이 나올 수 있는가? 그릇된 정신에서 바른 물건이 나올 수 있는가? 스티브잡스는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세계적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는 2001년 하버드에 입학하면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청중의 마음을 움직여 감탄을 자아내는 연주가 인문학적 소양에서 탄생한 것이다.
1893년 시골농가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읽기, 쓰기를 좋아했다. 어려서는 서유기, 삼국지, 수호지를 좋아했고 중학생 때는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장자크 루소를 읽고 외세 침략에 기울어가는 중국을 구하고자 하는 욕망을 품었다. 1992년 마오쩌둥이 태어난 지 백주년, 중국인들은 마오쩌둥의 목걸이, 마오쩌둥 시계 등을 차고 부처에 버금가는 존경심을 표했다. 마오쩌둥은 고전을 통해 사람을 읽었고 세상을 읽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농민이 주역이 되는 혁명을 하여 성공했다. 그는 이론가로 세상을 본 것이 아니라 易地思之(역지사지)를 생각하고 實踐躬行(실천궁행)하는 실천가로 세상을 본 것이다.
회사에 ‘한전KPS 未來FORUM’이란 것이 있습니다. 전문직과 일반직, 사무직과 기술직, 사업부서와 기술부서 등 직군과 계층 구분 없이 모입니다. 주제에 따라서는 관련자들만 모여 전문적인 이야기도 오고 가지만 공통주제인 경우에는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공기업적 문화에서는 조금 파격적인 회의체인데 진행에도 일정한 형식 없어 주제발표를 하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장소입니다.
1회 未來FORUM시 우리 회사가 만드는 장비와 로봇에도 人文學(인문학)을 접목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발언자는 사무직 처장님이셨습니다. 다소 엉뚱한 발언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이 의아해했지만 그분은 1~2년 앞이 아니라 연구개발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 실정은 목적기능만 달성하는 장비와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는 사용하는 사람이 만족하고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감동하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인문학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Man-Machine Interface라는 것도 인문학의 소산입니다. 작동하는 순서대로 사용자가 편하게 제어반을 만들어야 하고, Emergency Stop Button은 붉은색으로 해야 합니다. 녹색의 Start Button을 누르면 듣기 좋은 음악과 함께 예쁜 목소리로 ‘증기발생기를 검사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합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야 합니다. 조작을 잘못했다면 화면에 혀를 내밀고 놀리는 ‘메롱’이라는 에러표시가 떠야 하고 천편일률적으로 네모난 샘소나이트 해외여행가방 같은 외형도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면 애완견 모양으로도 만들어야 합니다.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 안사면 못 배기게 1등 제품만을 생산하는 애플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