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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아름다운 대화법

이야기가 길었지요? 신중하지도 않은 것 같고.

by 물가에 앉는 마음

동생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어머니께 진주목걸이를 선물했습니다. 처음으로 진주목걸이를 하고 나들이를 가려하시는 어머님을 뵈니 갑자기 문수보살(文殊菩薩)이 하고 있는 목걸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님이 퉁퉁하시거든요.)

‘어떠냐, 좋으냐?’는 어머님의 말씀에

‘네, 좋아요. 보살 같아요.’ 웃자고 한 농담이지만 평생을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살아가시는 어머님께 보살 같다는 무슨 망발의 뻐꾸기를 날렸는지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옵니다.

‘왜, 이상하냐?’

‘아니요, 농담 이에요. 정말 예뻐요. 비싸 보이기도 하고 품위도 있어 보이고...’

말을 신중하게 하지 못해 선물을 드린 동생이나 기쁜 마음에 자랑하고 싶으신 어머님께 미움받을 뻔했습니다.


東西古今(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과 관련되어 舌禍(설화)를 입은 사례도 많고 혹은 말을 잘해 이익을 취한 사례가 수도 없이 많아 말과 관련된 속담이 넘쳐납니다.

o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가루는 체에 칠수록 고와지지만 말은 길어질수록 시비가 붙을 수 있고 마침내는 말다툼까지 가게 되니 말을 삼가라는 말.

o 말이 말을 만든다.

말은 사람의 입을 옮겨 가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내용이 과장되고 변한다는 뜻

o 말 잘하고 징역 가랴.

말만 잘하면 징역 갈 것도 면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말 잘하는 것이 사회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속담

o 말은 할수록 늘고 되질은 할수록 준다.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면 질수록 과장되고, 물건은 옮겨 갈수록 줄어든다는 뜻

o 말이 많으면 실언이 많다.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자연히 잘못 말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로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삼가라는 교훈이 담긴 속담

o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같을 말을 하더라도 상대가 듣기 좋은 말이 있는가 하면 듣기 싫은 말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로 말하는 자신의 입장에 서서 말하기보다는 듣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고 말을 예쁘게 하라는 뜻.

o 말 많은 집 장맛도 쓰다.

말이 많아지면 와전될 우려가 있다는 말로 사람의 입과 귀를 통해 전달되는 사실은 사실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을 뜻하는 속담으로 말만 그럴싸하고 실속은 없다는 교훈이 담긴 속담

o 이외에도

- 말로 온 공을 갚는다.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 범은 가죽을 아끼고 군자는 입을 아낀다.

- 벽에도 귀가 있다.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 쏘아 놓은 살이요, 엎질러진 물이다.

-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라.


오늘 이야기 주제가 ‘말’과 ‘대화’이니 소통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사장님 경영방침 중 하나가 소통일 정도로 항상 강조하시는 것이 소통이며, 새로 부임하신 한전 사장님도 취임사에서 조직, 직원, 계열사 간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또한, 최근 경영트렌드인 자본주의 4.0G 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나눔, 배려, 기부, 동반성장’이지만 속뜻을 헤아려보면 ‘세상과의 대화’ 즉 ‘소통’입니다.

소통이 활성화되어 상하좌우의 막힌 言路(언로)가 사통팔달로 트인다면 교도소 담벼락보다 높다는 계층, 조직, 직종 간의 벽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질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말로 하는 言通(언통)의 단계를 넘어 마음이 통하는 心通(심통)의 단계에 접어들어 우리 회사에 진정한 소통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길었지요? 신중하지도 않은 것 같고...)


말이 짧을수록 분쟁도 적어진다.

항상 신중한 태도로 말하고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조심해서 말하라.

인생을 살다 보면 한 마디 더 말할 시간은 있어도 그 한 마디를 취소할 시간은 쉽게 오지 않는다.

아무리 사소한 말도 가장 중요한 말을 하는 것처럼 하라. -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지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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