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아직 나 있지 않은 길을 가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낸다는 뜻입니다. 창의성은 새로운 길을 내는 것입니다. 가끔 절벽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길을 찾으려면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 박웅현의《인문학으로 광고하다》중에서 -
奧地(오지) 탐험가 한비야 씨는 새로운 지도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오지를 탐험하여 소개해주니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있던 지도상의 새 길을 만드는 사람이고, 세계 빈민들과 난민들을 위해 구호활동을 하고 있으니 우리들 마음속에 따뜻한 새 길을 내는 사람입니다. 그의 저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지도밖에 또 다른 세상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니 새로운 思考(사고)의 길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우리나라는 지하자원이 없습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고 그나마 갖고 있는 무연탄은 저질이고 다이아몬드도 나지 않습니다. 외국인 기자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되고 지하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을 가리키며 ‘이 나라엔 희망이 없다.’고 했지만 반도체를 만들고 자동차를 수출합니다. 1945년 광복 이후 50년간 원조받는 나라였으나, 2009.11.25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세계에서 최초로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변모했고 개도국들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도 가지 못했던 세계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셈입니다.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는 다이아몬드가 많이 나지만 내전과 빈부격차가 심합니다. 이란과 이라크에는 원유가 많이 매장되어 있지만 독재와 전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와 원유를 팔아서 남긴 이익으로 국민들을 위한 복지에 사용하지 않고 무기를 구입하여 국민들을 탄압합니다. 여기에도 思考의 새로운 지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사람과 열정만 많고 지하자원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
연구와 기술개발이라는 업무도 새 지도를 만드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오지를 가야 하는 것도 비슷하고, 아무리 높고 험난한 길이라도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니 모험가, 탐험가와 연구원과 전문원들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끔은 절벽을 만나기도 하지만 히말라야에 새로운 Route를 개척하듯 KPS Route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기술개발실만큼이나 조직적으로 변화무쌍한 조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88년도 본사 전입 왔을 때는 기술부였고, 이후 기술개발처로 변경되었고, 기술기획처, 기술개발원, 기술연구원 기술기획팀 등 수장이 상무급 부서에서 부장급 부서까지 浮沈(부침)의 시기를 거쳐 왔습니다.
원자력분야 직원들을 1년간 해외교육 보낼 때도 주위로부터 미친놈소리를 들었고 사장님께 투서하는 사건도 벌어져 입장이 난처해지기도 했습니다. 1년 동안 해외교육을 보내면서도 구체적인 교육커리큘럼이 없이 미국 Westinghouse가 어떻게 사업하고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지 배우고 오라고 했으니 당시에는 파격이며 욕먹어 마땅합니다. 원자력정비기술센터 건립 타당성을 검토하고 기초설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웨스팅하우스와 기술협력계약을 맺을 때도, 중장기 기술개발계획을 만들 때도 기술개발처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산업자원부 전담반에 들어가 원전기술고도화계획을 수립할 때도 주위의 冷笑(냉소)가 심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한다고?’
냉소했던 많은 분들과 격려하셨던 선배님들은 이미 퇴직했지만 성공과 실패의 功過(공과)는 후배님들이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또한 새로운 지도가 만들어졌는가의 평가도 후배님들 몫입니다.
조직 위상이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가 이제 겨우 정신을 차려봅니다. 새해에는 인원도 보강되어 예전보다는 조금 빠른 속도로 뛰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지도를 만들려고 합니다. 가보지 않았지만 이런 길도 있다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전문원, 연구원과 뜻을 같이 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이번에 가는 길은 그다지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이 가시는 분들이 많기에 절벽을 만나도 돌아갈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힘 합치고 머리 맞대면 절벽을 뚫고 가든지 아니면 사다리를 놓던지 어떻게든 수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현재는 Westinghouse와 GE에 기술료를 주고 있지만 거꾸로 우리 기술을 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KPS Route를 개척하기 위해 새해 새 길을 떠나야 합니다. 古典的(고전적)인 정비에서 부품 제작과 설계까지 정비 영역을 넓히는 것도 새로운 길입니다. 보유하지 않은 역량을 사서 우리 역량을 합치면 새로운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이 또한 우리 회사에서는 前人未踏(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이며 새로운 지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새해 새 아침, 새 지도 만드는 길로 여러분들과 같이 떠납니다.
2012.01.02 壬辰年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