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3)

김경일著, 저녁달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부부싸움할 때도 사과보다는 도와달라는 말이 화해하는데 더 효과적입니다. 사네, 안 사네 하며 두 시간 동안 싸우다 지쳐 ‘미안해’라고 하면 싸움이 끝날까요? 아니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다 미안해’

‘당신 아직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구나.’

그런데 ‘도와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나는 이런 면이 많이 부족해. 그게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 당신이 나를 도와주면 좋겠어.’

그 말을 들으면 상대방은 동질감을 느낍니다.

‘너랑 나랑 같은 편이구나. 내가 우리 편에게 도움을 주어야겠구나.’

도와달라는 표현이 자존감이 낮아질 것 같아 걱정되나요? 시간이 흐른 뒤 상대방은 ‘도와 달라’는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 사람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합니다. 상대방은 ‘도와 달라’는 말을 ‘너랑 나랑 같은 편이구나.’라는 말로 번역되어 입력됩니다.


‘관종은 아니지만 인정은 받고 싶어!’ 모든 인간은 모두 인정받고 싶어 하죠. ‘저는 직장에서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서 제대로 성과 인정을 못 받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내가 먼저 나를 인정해야 남들도 나를 인정합니다. 너무 뻔한 말 같지만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를 인정 못하는 사람들은 무언가에 집착하게 됩니다. ‘키가 5센티만 더 컸으면, 10킬로만 뺏으면, 피부가 안 좋은 것 같아.’ 하며 끊임없이 단점을 찾아내고 자신을 비하합니다.

누구든지 아침에 샤워하고 나오면 잘생겨 보일 때도 있고 못생겨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이 볼 때는 똑같습니다. 다른 게 없어요. 그렇다고 365일 내내 괜찮아 보인다면 자기애가 지나친 사람이고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강해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반대인 사람은 자존감이 낮은 것이고요.


내성적인데도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외향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이 훌륭한 리더가 되는 길은 따로 있어요. IQ는 기초사고능력으로 잘 변하지 않습니다. 성격도 15세만 넘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 적극적인 성격이 되었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것은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기술이 향상된 겁니다.

낙천적인 성격은 선천적이며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습니다. 한편 낙관적인 성격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을 잃지 않아요. 낙관성은 후천적 노력과 연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낙천적인 사람이 별로 없어요. 뇌에는 아난다마이드(Anandnmide)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쉽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능력, 즉 낙천성을 결정하는데 극동아시아 국가가 전 세계에서 제일 떨어져요. 그래서 행복을 느끼는데 불리한 뇌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하지만 낙관성에서는 추월할 수 있어요. 낙천적 사람보다 낙관적인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감의 총량이 훨씬 큽니다.


꼰대소리 듣지 않고 잘 소통하는 법

직장인들은 상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임원들은 부하직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부하 직원일 때 상사가 맘에 안 들고 상사일 때는 부하 직원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우리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나이가 어린 사람들과 소통을 잘 못해요.’ 세대 소통부재, 세대 갈등 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시대의 키워드죠.


인간에게는 두 가지 욕구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고, 좋아하는 곳에 가고 싶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것을 누리고 싶은 욕구가 있죠. 접근동기입니다. 반대 개념의 회피동기가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은, 무서워하는 것, 그곳에 가고 싶지 않은 , 싫어하는 일을 막아내고 싶은 욕구를 말합니다.

접근동기와 회피동기가 필요한 시점을 가르는 기준은 ‘시간’입니다. 장기적으로 해야 하는 일, 결실도 미래에 얻게 되는 일에는 접근동기가 사람의 마음을 엽니다. 반대로 당장 해야 하는 일, 안 하면 안 되는 일, 결과가 빨리 나타나는 일에는 회피효과가 사람의 마음을 엽니다 이때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 사람이 제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지 알아내서 ‘그것을 막기 위해 그 일을 합시다.’라고 해줘야 그 사람이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엽니다.


세월은 10대 때는 시속 10킬로로 가고 50대에는 50킬로로 갑니다. 세대가 다르면 시간의 속도가 다릅니다. 나와 다른 시간의 속도를 갖고 있는 사람과 소통할 때는 거기에 맞는 동기를 건드려줘야 합니다. 엉뚱한 동기를 건드리면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래서 나보다 경험이 많고 노련하며 나이 많은 세대를 설득할 때는 그분의 회피동기를 충족시켜 주는 한마디로 시작해야 합니다. 어떤 것을 막아낼 수 있는가가 이야기의 시작, 설득의 시작이 돼야 합니다.

나이 적고 경험 없는 사람을 설득할 때는 접근 동기의 첫마디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일을 하면 뭐가 좋은지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첫마디를 거꾸로 사용해 갈등을 만듭니다.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하다.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 되면 깊이 생각해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오랫동안 많이’ 생각할까요? 인간은 최소한의 생각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인지적 구두쇠’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 뇌는 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만 생각은 몹시 게으릅니다. 인간은 항상 생각을 그만둘 시점을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 자동차 사는 것을 상상해 보죠. 수개월 전부터 브랜드, 가격, 연비, 안전성 등 수많은 요소들을 체크하고 살 수 있는 자동차를 좁혀 나갔겠죠. 그리고 마침내 자동차를 결정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왜? 이제 그만 생각해도 되니까요. 인간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그만둘 시점을 엿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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