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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KOBOT과 KPS Auto

휴머노이드 로봇이 청소하고 아기 돌보는 날이 오기를 그려봅니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장기 연구 분야는 ‘원전 정비지원 자동화 서비스사업 활성화’입니다. 접근하기 어려운 고방사선 구역 작업 및 수화력과 송변전 위험작업을 로봇(Robot)으로 대체하기 위해 회사 연구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방사선준위가 높아 사람이 접근하지 못해 로봇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는데 왜 로봇을 투입하지 못하냐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프랑스에서 로봇을 지원한다는 기사를 읽었으나 그 이후 소식이 궁금합니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프랑스가 슈퍼맨이나 아이언맨에 버금가는 로봇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그 정도 로봇을 이미 만들었다면 우리 회사가 원전 정비지원 자동화 서비스사업 활성화를 위해 로봇을 개발한다는 이야기는 헛고생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연구개발한다고 수천억을 들이면서도 후쿠시마 원전을 복구할만한 로봇하나 개발 못한다며 비난하고 있지만 로봇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아직까지 상용화된 로봇 개념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거나 특정 구역 내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장비 개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알았으므로 향후 정부나 산업계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나 우리가 공상영화에서 봤음직한 로봇들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전쟁터에서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犬馬(견마) 로봇을 개발하였고(4~50Kg의 짐을 지고 개나 말처럼 4발로 이동합니다) 육군에서는 휴전선을 지키는 저격로봇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무인 폭격기인 미국제 프레데터가 날아다니고 深海(심해)에는 稀貴鑛物(희귀 광물)을 채굴하기 위한 로봇들이 기어 다니고 있습니다. 이미 자동차공장은 용접, 조립로봇들이 점령했으며 병원에서는 내시경검사 및 수술 또한 로봇이 합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청소용 로봇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공 지능적이지 못하여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이거나 원격조정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라 불리는 인공지능형 로봇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휴보(HUBO) 2는 한국과학기술원 오준호 교수팀이 완성시킨 한국형 휴먼 로봇이며 2009.12월 시속 3.6Km로 달리는 능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보행능력을 개발한 것도 대단한 기술 수준이니 달리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남 수준입니다. '휴보 2'는 '아시모'와 '파트너'에 이어 달릴 수 있는 인간형 로봇으로 그만큼 우리나라 로봇 기술이 長足(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 혼다 '아시모'는 지난 2004년, 도요타 '파트너'는 2009년 8월에 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약간의 認知能力(인지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는 복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작업 능력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되길 원했던 로봇이란 다음과 같은 모양의 인공지능형 로봇이 아닐까 합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비상디젤발전기의 기능이 상실되자 주제어실에서 정비로봇에게 복구명령을 내립니다. 작업오더를 받은 로봇은 격납용기로 통하는 계단을 성큼성큼 뛰어 올라가서 수소폭발 잔해를 헤치고 드디어 밸브실 문을 찾았습니다. 밸브실은 방사선준위가 높아 평소에도 잠겨있습니다. 열쇠를 관리하고 있는 운전로봇이 수소폭발로 인해 파괴되었기에 열쇠를 찾지 못한 정비로봇은 잠긴 문을 용접기로 뚫고 들어가 밸브 핸들을 돌려 차단된 냉각수가 정상적으로 흐르게 합니다. 원자로용융이라는 중대위기를 맞은 후쿠시마 1호기에 드디어 냉각수가 공급되면서 위기상황이 종결되는 것을 기대했던 일본국민들은 아마도 우주소년 아톰이라는 만화영화를 열심히 봤던 세대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은 현재 기술발전 속도라면 1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너무 앞서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로봇 및 자동화장비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ROHIS, KURAN, KIIS, LUCOS 등 이제까지 많은 로봇을 만들었으나 대외인지도가 떨어지고 로봇에 회사마크를 부착해도 우리 회사가 개발한 것인지 구입해서 운용하는 것인지 모호한 측면이 있어 KOBOT과 KPS Auto라는 고유 상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로봇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회사임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고 특허번호를 병기하여 경쟁사로부터는 기술을 보호하며 통일된 이미지를 부여하여 향후 기술이나 로봇 판매 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KOBOT : KEPCO KPS + Robot의 합성어

- 움직임이 있는 능동형 자동화장비의 통칭

KPS Auto : KEPCO KPS + Automatic Equip의 합성어

- 움직임이 없는 수동형 자동화장비의 통칭


가슴에 KOBOT과 KPS Auto라는 상표를 부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장을 누비며 직원들이 하던 정비작업을 척척 해내고 청소하고 아기 돌보는 날이 오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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