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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Nov 06. 2023

122. 행복한 출근길(1) (법륜著, 김영사刊)

세상이 복잡한가. 머릿속이 복잡한가?

* 김홍신 씨의 정신적 스승인 법륜스님께서 물어보신 ‘세상이 복잡한가. 머릿속이 복잡한가?’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  법륜스님의 글을 읽어 봤습니다. *


 우리는 왜 사는가? 가장 원초적인 대답은 衣食住(의식주) 해결일 것입니다. 原初的(원초적)이라는 단어를 低級(저급)하거나 단세포적이라고 貶下(폄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살아 있는 한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잠 자야 하고 번식을 위한 SEX도 해야 합니다. 20년 전 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영화는 스릴러물임에도 인간 내면에 잠재된 성욕을 잘 묘사하여 많은 관객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19禁(19금) 영화였고 당시 상황에서는 대범한 정사신이 나왔지만 포르노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많은 관객들을 모았다는 것은 그만큼 공감을 얻었다는 이야기이고 인간 내면에 있는 본성을 잘 묘사했기에 관객들은 대리만족과 대리체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샤론스톤의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이 Sexy하여 봤습니다. 이야기 하다 보니 곁가지가 다른 곁가지를 낳게 되는 저의 말버릇으로 인해 19금 영화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오늘은 법륜스님의 ‘행복한 출근길’에서 공감되는 내용들을 발췌해 봅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상사, 동료, 후배와의 갈등과 업무에 대한 압박감이 있지만 비싼 옷 사 입고, 맛난 음식을 먹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려면 직장을 다녀야 합니다. 갈등과 압박감도 있고 내가 원하지 않게 태어났으나 물릴 수도 없는 삶을 살아야 하니 왜 사는가 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괴롭고 불행하게 살기보다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입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학교에서 공부하고, 직장 잡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만 학교생활이 괴롭고 직장, 결혼, 자식 때문에 괴롭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없이는 죽겠다고 하여 결혼을 하고는 결혼생활이 편치 않아 죽겠다고 합니다. 그럴 때에는 이혼하고 혼자 살면 되는데 이혼하면 외로워 죽겠다고 난리입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서 다시 결혼하면 또다시 죽겠다고 합니다. 결혼 후 아이가 없으면 기도하고 병원 다니고 시험관시술을 통해 아이를 갖지만 이번에는 자식 때문에 죽겠다고 합니다. 직장이 없는 사람은 직장이 구해지지 않는다고 죽겠다고 하고 직장인들은 직장생활이 괴로워 죽겠다고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 자식, 직장을 구한 것인데 막상 얻고 나면 그것 때문에 죽겠다고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행복하려고 직장을 구했는데 정 괴롭다면 회사를 그만두면 됩니다. 남들이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었냐 해도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여 괴로웠던 직장을 그만둔 것인데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고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면 정말 행복해질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겠지요. 괴로움이 직장을 다님으로써 생기는 것인지 마음속의 괴로움인지 자기 자신을 똑바로 쳐다봐야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괴로움의 원인을 찾겠다고 하는 사람은 후회합니다. 이혼을 하고 나서 부인이 싫어진 원인을 찾겠다는 사람도 후회합니다. 괴로움은 결혼을 안 해서 오는 것도 아니며 결혼생활 때문에 오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無知(무지)에서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괴로움을 밖에서 찾지 마십시오. 먼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실업자가 회사에 취직하면 기쁨인데 직장생활에는 苦惱(고뇌)가 따라옵니다. 부하가 일을 잘해 성과가 내게 돌아오면 기쁨인데 그가 나를 딛고 올라가면 고통이 됩니다. 능력 있는 상사 밑에서 일 배우는 것은 기쁨인데 계속 그 밑에서 종노릇 하는 것은 고통입니다. 동전의 양면같이 어떤 일이든 기쁨과 괴로움이 동시에 옵니다. 직장은 우리들 이상이 실현되는 즐겁고 기쁜 곳이기도 하지만 온갖 고뇌가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삶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두 곳이 아닌 같은 곳입니다. 천당과 지옥이 같은 곳에 있다는 말이며 천당이 지옥이 되고 조금 있다가 천당이 됩니다. 정신 차리고 잘 보면 직장은 직장일 뿐인데 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천당이고 그만두지 못해 발버둥 치는 사람에게는 지옥입니다. 직장은 직장일 뿐인데 괴로움이 직장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니 괴로움이 커집니다. 그만두지 못할 바에는 그곳을 천당으로 만들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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