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한건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공단과의 지루한 논란

by 물가에 앉는 마음

2009.06.12일 월성2 사업소 컨테이너교육장에서 오버홀 인부로 채용예정이던 남자가 6월 13일부터 출근하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歸家(귀가)하던 중 2층 계단에서 발을 접질렸다면서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한수원(주)에서 원전인력 양성교육을 수료한 즉시 우리 회사 사무실로 와서 근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사고당일은 교육을 수료했지만 한수원으로부터 교육수당을 받았으므로 한수원 산재인지, 우리 회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시점이므로 우리 회사 산재인지 또는 사고 익일부터 출근을 하기로 했으니 산재가 아닌 개인적 사고인지 불분명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더구나 자칭 재해자는 사건을 撫摩(무마) 해 줄 테니 치료비와 위로금 등 금품을 요구하는 상식 이하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경우 금품을 주게 되면 회사가 약점이 잡힌 것으로 판단하여 재차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 通例(통례)이므로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綠翠(녹취)하면 추후 소송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본 사례는 녹취하지 못했습니다.)


재해자는 공단에 요양신청을 하였으며 산업안전보건공단과의 지루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이 발전소 내에서 다치면 대부분 산재로 처리되며 산재처리가 되면 안전사고여부에 따라 무재해 목표에 영향을 미칩니다. 안전공단의 최초 비공식 견해도 안전사고인지 아닌지 불확실한 부분이 있었으므로 사업소에서는 요양신청서에 확인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사업소에서 확인, 서명을 했으면 산재를 인정한다는 것이므로 불분명한 사고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말아야 합니다. 요양신청서에 확인을 해주지 않을 경우 공단에서 회사로 확인서를 송부하는데 본 건의 경우도 공단에서 확인서를 송부해 왔고 공단은 자체적으로 사실 확인 및 자문의사 의견을 들어 우리 회사 산재로 결정하였습니다. (* 확인서를 제출할 때는 노무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업소에서는 산재를 인정할 수 없어 이를 번복할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수료자 전원이 취업을 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우리 회사에 취업을 한 것은 아니라는 論理(논리와 이를 증명할 자료들을 만들었습니다. 재해자가 발을 접질렸다고 하나 씩씩하게 걸어서 퇴근하는 모습이 촬영된 CCTV 녹화영상을 확보하고 본사에서는 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회사 고문변호사 자문을 얻는 등 공단을 설득할 논리와 자료들을 만들었습니다.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재해자가 발전소 내에서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역으로 증명해야 하므로 승소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월성사업소(사업처, 2 사업소, 시운전실)가 무재해 7배를 향하고 있으므로 본 건이 안전사고로 인정될 경우 무재해 목표가 깨짐으로 인해 우리 직원들이 입게 될 금전적 피해는 수천만 원이 넘어갑니다. 더구나 본 건은 정비업무를 하다가 다쳤으면 덜 억울할 텐데 근로계약서를 쓰고 씩씩하게 귀가하던 사람이 발전소 내에서 다쳤다고 우기니 아닌 밤중의 홍두깨같이 황당한 일이고 사업소와 본사 모두 오기가 발동을 했습니다.

월성사업처 차처장님, 월성2 사업소 임소장님, 권팀장님, 안전관리자이신 안 과장님 등 월성사업소 식구들이 작년 6월부터 온갖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해명하는 등 사업소에 유리한 판정이 나도록 무진 애를 썼습니다. 사망사고도 아닌 발을 삔 경미한 사안이었는데 반박하고 소송준비를 하느라 수집한 자료가 200페이지가 넘습니다. 또한 처장님부터 안전관리자까지 공단 문턱이 닳도록 수십 번을 방문했습니다.


해를 넘긴 2010년 03월 11일, 드디어 공단으로부터 안전사고가 아니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한건의 사고가 발생되는 것은 아차 하는 순간이지만 한건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길고 긴 시간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사건입니다.

월성2 사업소에서 한건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편지 한 장에 담기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한건의 안전사고 건수를 줄이기 위해 지난 9개월 동안 월성사업소 식구들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울어댔던 것 보다도 긴 시간 동안 저의 끊임없는 잔소리에도 포기하지 않고 불평 없이 업무처리를 해주신 월성사업소 식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길고 긴 시간 사업소에 계신 분들은 하도 시달려 차라리 안전사고로 처리하고픈 생각도 하셨을 것 같지만 처리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산재로 처리는 되었지만 안전사고가 아니라는 최종 판정을 받았으니 잘못 없는 월성사업소 직원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막았다는 커다란 성과가 있었습니다. 아울러 안전사고를 빙자하여 금전을 요구하는 상습범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간접효과도 있었습니다.


월성2 사업소가 무재해 판정을 받음으로 인해 09년도의 공식적인 안전사고 기록은 12건, 15명에서 11건, 14명으로 감소되었음을 알립니다. 더불어 사창립 이후 두 번째로 원자력분야 무재해가 달성되었음을 기쁜 마음으로 알려 드립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