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보호구 제조업체의 자발적 리콜을 보며...

안전모 제작사인 성안세이브(주)

by 물가에 앉는 마음

안전모 제작사인 성안세이브(주)가 자발적 리콜 및 개선된 재질/사양의 안전모를 공급해 준데 대한 보답으로 대한산업안전협회의 월간지 “안전기술”에 업체를 칭찬하는 내용의 글을 투고했습니다. 아래 편지는 “안전기술” 3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약간 각색한 것으로 제작사에 대한 칭찬이 들어간 홍보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사실에 근거한 내용들입니다. 지난주까지 배부가 완료된 신형안전모는 내전압성이 강화된(재질변경:ABS에서 PC로) 강화되었고 스티로폼과의 마찰음 등이 해소된 국내 최고급 제품입니다.


저는 소위 베이비붐 세대(the baby boom generation / baby boomer)중 한 명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1955년부터 산아제한정책이 시행되기 직전인 1963년 사이 9년간 태어나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712만 명 중 한 명입니다. 戰後(전후) 먹고사는 것이 약간 해결된 즈음 태어났지만 또한 운 좋게도 끼니를 거르지 않을 만큼 경제력 있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7-80명이 공부해야 하는 콩나물교실도 모자라 2부제 수업을 받았고 미국 원조품이었던 옥수수 빵과 가루우유는 아이들 도시락이자 간식이었습니다.

코흘리개 시절, 정부에서 배정해 주던 TV와 웬만한 집 한 채 값이었던 백색전화는 고장 나면 두들겨 써야 했던(아날로그 기계들은 접촉 불량이 많아 두들기면 제대로 작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기가 있었습니다. 제작사는 만들고 팔면 그만일 뿐 소비자는 군말 없이 사서 쓰고 고장 나면 소비자가 알아서 고치는 애프터서비스(AS: After Service) 개념도 없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까까머리 시절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소비자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했으며 기업들도 고장나지 않도록 제품을 만드는 품질관리와 고장이 발생되어도 신속하게 수리를 해주는 AS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며 품질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시기라 TV이름이 Zero Defect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소비자가 기업의 生死與奪權(생사여탈권)을 쥐게 되었으며 消費者主權(소비자주권)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안전모제작사의 자발적 리콜에 의해 안전모를 전면 교체하게 되는 初有(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25년간 정들었던 녹색안전모를 전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시판 안전모 중 최고급인 사이버틱한 은빛 안전모로 교체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리콜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책임자 입장에서 잘못된 결정을 잘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기에 리콜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직원들 안전과 자존심을 바꿀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송변전사업소에 근무하는 직원이 은색안전모를 착용하고 345Kv 활선작업을 했더니 머리카락이 곧추서더라 하는 제보가있었습니다. 재시험 결과 일부 시료에서 내전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아마도 은분 배합과 도포과정에서 일부 불량제품이 생산되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K-1 파이터를 프로모션 하고 있는 것으로 많이 알려진 성안세이브(세다)는 커다란 기업이 아닙니다만 시험결과가 나오자마자 자발적 리콜을 선언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판매한 안전모 전량을 최신형으로 교체해 준다고 하니 금액으로는 5-6천만 원 정도로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기존 은색안전모의 생산중단과 우리 회사 요구에 의해 투명 챙으로 개발한 신형안전모 개발비 및 긴급하게 송변전사업소에 無償供給(무상공급)한 안전모 가격까지 따지면 제작사가 부담해야 할 금전적 규모는 1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작사에서는 상당한 지출을 하게 된 셈이나 제작사 신뢰성과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터이니 조만간 경영상 반대급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동차 부품교체 등의 마이너 리콜을 제외하면 어쩌면 사창립 이후 최초의 대규모 자발적 리콜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비자 불만을 귀담아듣고 적극적으로 개선 및 사후조치에 나서준 성안세이브에게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冒頭(모두)에서 코흘리개시절, 까까머리시절을 말씀드린 것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품질과 애프터서비스의 시대를 지나 소비자주권이 중시되는 자발적 리콜의 시대가 到來(도래)했음을 이야기드리고 싶었고 품질우수기업만이 생존했듯 자발적 리콜을 하는 정직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추세적 현상을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정직한 기업인 성안세이브의 안전장구가 우리 회사 직원들 생명을 지켜줌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애용할 것이고 성안세이브는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품에 불만이 많지만 그대로 참아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매일 술 먹고 들어오는 저를 보고 집사람은 속아서 결혼했다고 하지만 연애할 때도 임 씨 집안 둘째 놈은 젖꼭지 놓자마자 술꼭지 물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리콜을 할 만한 代替財(대체재)가 없으니 선택을 잘못한 책임은 집사람이 져야 합니다.

휴일이면 낚싯대 하나 둘러메고 도망가는 저에게 구제불능이라고 하나 이제는 리콜을 요구할만한 기력도 없어 보입니다. 퇴직 후에는 기후 좋고 낚시터 많은 통영, 여수 또는 제주로 이사 가자는 저에게 자그만 아파트 하나 사줄 테니 혼자 가서 살면 여름에 생각날 때 놀러 가겠다는 집사람도 리콜대상이지만 이제는 불가능합니다. 리콜을 해주실 만큼 정직한 장모님을 만났지만 저세상으로 놀러 가셔서....


리콜이란 제품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피해 줄 우려가 있는 제품에 대해 제조업자가 제품 결함을 소비자에게 통지하고 관련 제품을 수리, 교환하는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으로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특히 자동차와 같이 인명에 직결되는 제품은 리콜 제도를 법제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와 관련된 리콜 제도는 자동차관리법상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없는지, 배출 가스 허용 기준에 적합한지 등을 점검하여 199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밖에 인체에 유해한 식품이나 첨가물, 용기 등에 대한 식품 관련 리콜 제도가 1996년부터 시행되어오고 있다.

리콜 제도는 제조업체가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자발적 리콜과 정부가 강제로 실시하는 강제적 리콜로 나눌 수 있다. 리콜은 제품 품질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니 기업측면에서는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최근에는 자발적 리콜을 하는 기업은 건전한 기업, 신뢰성 있는 기업으로 인식되어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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