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돈벌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사실 편지 쓰다 보니 저의 私生活(사생활)이나 심지어는 가족들 사생활과 치부까지 드러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예전 사보에 전기팀이야기를 연재할 때는 전기팀 식구가 50명이니 칭찬거리와 자랑거리들만 써내려 가도 화젯거리가 넘쳤지만 가족이야기가 나오니 칭찬만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일들을 사실처럼 이야기할 수도 없고, 만들 수는 없습니다.
우리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고 계신 분들도 많고 살을 맞대고 여러 날을 같이 보낸 분들도 많아 속속들이 속마음을 알고 있으며 굳이 감출 필요도 없는 소소한 日常事(일상사)들이지만 저만 벌거벗고 전 직원들 앞에 서있는 느낌도 듭니다. 특히, 사오정 둘째 딸은 자기 치부를 공개했다고 아빠편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차번호도 모르고 사는 벅수 같다고 했더니 진짜 차번호를 모르냐고 反問(반문)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집사람은 예전부터 제 知能指數(지능지수)에 대한 의심을 제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차번호를 모르는 것은 사실이나 제가 머리가 나빠 차번호를 외우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변명하자면 사업소에서 각종회의를 할 때 각종 數値(수치)들을 막힘없이 이야기해서 저에게는 수치와 관련된 질문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울진 3,4호기 시운전당시 한전 임번소장님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분이셨습니다. 발전소 밸브가 몇 개고 몇 월 며칠 무슨 일이 있었고... 회의에 들어가면 수치를 자주 인용하셔서 부장들을 주눅 들게 하셨는데 저에게는 숫자와 관련된 것을 물어보지 않으셨습니다.
발전소에 MOV가 308개가 있고 조명등이 25000개가 있으며 팬은 호기별로 600개 공용설비에 50개가 있으니 1250개가 있고 발전기 수소압력은 75 psig이며 70 psig로 저하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3.5시간이며... 금번 계획예방정비 전기분야 대상설비 2500개 중 1510개 점검이 완료되어 전기분야 공정률은 60.40%입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고 드리면 상당히 정확하구나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오버홀 공정회의를 하면 저는 1분 만에 끝내니 회의에 지친 한전 부장님들도 테이블 밑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곤 했습니다. 제가 돌 머리는 아닌데 차가 집사람 명의로 되어있으니 (제가 원래 물건에 욕심을 내지 않기에...^o^) 차번호를 알 필요도 없고 몰라도 불편을 느끼지 않습니다. 남들이 제 치부로 간주할지는 몰라도 제 자신이 떳떳하니 치부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외부기관들과 안전 관련 회의를 했습니다. 석원, 한전산업개발, 금화 등 後發(후발) 정비업체에서 우리 회사 事故分析資料(사고분석자료)를 탐내며 상세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청했으나 婉曲(완곡)하게 거절했습니다. 人命(인명)은 소중하니 어느 업체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료를 共有(공유)해야 되겠지만 안전사고가 많은 것은 자랑거리가 아니고 회사 치부이므로 자료가 국회와 언론 등에 노출되면 시달릴 가능성이 있으니 제공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야 안전사고는 치부임에 틀림없으나 시간이 조금 지나면 돈벌이가 되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작용했습니다. 또한 치졸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안전관리가 기업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시점이 되었으니 후발업체 경쟁력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생수를 사 먹는다고 하면 違和感(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사회적 指彈(지탄)을 받았습니다만 지금은 보편화되어있습니다. 국책 연구과제를 수주한다고 뛰어다녔을 때 많은 사람들의 비관적인 험담이 있었음에도 연구원이 부족하여 과제를 선별하여 연구용역을 수주하는 시기가 到來(도래)할 줄 豫見(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아직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사고사례 및 예방대책을 돈 주고 팔 수는 없지만 조만간 우리 회사 안전정보와 시스템을 돈 받고 파는 시대가 올 것이 확실시됩니다. 현재는 치부이지만 사례들을 분석하여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안전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Powerful 하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상당한 收入源(수입원)이 될 것입니다.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1명의 사망사고는 25억 원(직접비용 5억 원, 간접비용 20억 원)의 비용이 수반된다고 하였는데 2억 5천만 원을 들여 25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면 맹구나 영구 같은 CEO라도 2억 5천만 원을 투자하지 않겠습니까?
안전관리 시스템을 평가하고 사고 내용을 분석하여 한 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처방을 내놓는데 2억 5천을 받는다면 훌륭한 돈벌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