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화 정착 시점이 된다면
얼마 전 우리나라 산업안전 분야에서 내로라할 정도로 유명한 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우리 회사에 상당기간 재직하셨고 회사를 떠나신 후에도 도움을 많이 주셨으며 회사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 회사에 도움 될 만한 정겨운 제의를 하셨습니다.
‘한전KPS도 안전경영대상에 한번 도전을 해보는 것이 어떤가? 내가 심사를 담당하고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도전하겠다면 도움 주겠네.’
‘아이고, 선배님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선배님도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는 아직 사고도 많고 제가 미숙한 부분이 많아서... (사실은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부분도 부담스럽습니다.)’
상 받고 인정받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나 反對給付(반대급부)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선배님께서 도전해보지 않겠냐 하는 상은 현재와 같은 안전조직과 인력으로 관련 페이퍼 웍(Paper Work)을 수화력과 송변전사업소에서 감당하려면 상당한 무리가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라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07년도부터 재해가 줄고 있고 작년 실적이 너무 좋았기에 도전한다면 상 받을 확률은 높다고 판단되나 현재 시점은 상을 받아 자기도취 또는 자기만족을 하기보다는 下向勢(하향세)에 접어든 재해실적에 어떻게 하면 加速度(가속도)를 붙일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 外華內貧(외화내빈)이라는 四字成語(사자성어)도 있습니다. 뷔페에 갔더니 반찬 가짓수는 100가지라고 하는데 손이 가는 반찬이 김치밖에 없더라는 경험은 많이 하셨을 테고 생긴 것은 번지르르하고 옷과 장신구는 명품인데 성격은 개차반 아니면 짝퉁이더라 하는 비유가 맞으려나요?
회사 안전관리 조직과 운영체계는 아직까지 안전경영대상을 수상할 만큼 강력하지 못하다는 제자신의 평가도 작용했습니다. 安全意識(안전의식)은 많이 개선되어 안전하게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은 底邊(저변)에 깔려있으나 조직적으로 또는 문서적으로 대응하고 문화로 정착되어 자연스럽고도 체계적으로 안전관리를 하고 있지 못해 아직까지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판단입니다.
외화내빈 또는 성격은 개차반이라는 비유는 自己卑下(자기 비하)적이고 심한 비유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인위적으로 加工(가공)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객관적인 외부평가를 받는다면 아직도 大賞(대상) 받을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면 안전 분야에서는 상을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 또는 언제쯤 도전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당연히 듭니다. 회사 품질관리 능력은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나며 정비능력은 名品(명품)에 가깝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작업의뢰서가 발행되면 품질유무가 구분되고 최신도면과 절차서, 검교정된 장비가 불출되며 적정 수준의 정비능력을 보유한 직원이 배치됩니다.
예전 같으면 이러한 사항들이 매끄럽지 못해 정비절차서를 지참하지 않았다거나 교정기간이 만료된 장비를 사용했다던가 하는 雜音(잡음)이 끊이질 않았으나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연히 절차를 준수하는 수준이니 품질문화가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비원의 능력도 사내자격에 의해 객관적으로 검증되니 이만한 품질시스템을 갖고 있는 회사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안전 분야에서도 출근하여 안전체조를 하고, 오더별로 유해위험작업지시서가 발행되며, 自發的(자발적)으로 TBM/PJB를 시행하며, 시키지 않아도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이 준수되는 時點(시점) 즉, 안전이 정비의 일부분으로 인식되는 안전문화 정착 시점이 된다면 상 받을 시기가 되었고 도전 가능한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지난 일 년간 안전편지를 읽어주신 전 직원들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안전은 법률과 관련된 업무라 딱딱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곁에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Soft 한 안전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저도 안타깝습니다. 새해에는 열공해서 보다 나긋나긋하고 재미있는 안전을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리며 송년인사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