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人福, 財運(인복, 재운)

복은 숙명적 요소가 강하며 운은 가변적 요소가 강하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어른들은 아이들이 돈의 크고 작음을 따지는 것을 금기시했는데 이는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따르고 부귀는 하늘에 따른다.’라는 儒家(유가)의 기본 태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요즘은 ‘어렸을 때부터 경제교육을 해야 한다.’로 변하고 있고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돈복(錢福)이 없다는 후배에게 살아가는 데는 돈복보다 인복(人福)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오늘 오전 골치 아프다고 한 원인이 무엇이냐? 상사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였고, 오후에는 무조건 자기가 옳다는 친구와 업무협의를 해야 하니 벌써 머리 아픈 것 아닌가? 고객과의 문제나 선후배와의 문제도 사람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人福이 있으면 걱정 없고 종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 것이나 오전부터 골치 아픈 것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문제 아니겠는가? 인간관계가 잘 풀리지 않으니 회사를 떠나 돈 많이 버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 아닐까?”

순댓국 얻어먹은 데 대한 보답으로는 약한 한마디 같다. 밥값을 해야 하니 부연설명을 덧붙이기로 한다.


회사를 떠나 돈 많이 버는 사업을 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은 인간관계가 될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에도 사람이 있고, 완제품을 납품받는 업체에도 사람이 있다. 소비자가 있고 인, 허가하는 공무원들도 사람이다. 내부직원도 사람이며 어쩌면 가장 상대하기 어렵고 소중하게 다뤄야 할 관계이기도 하다.

가상의 공간에 구축되는 Platform 사업도 결국에는 사람과의 연결 관계이며, 사업실적과 전망을 분석하는 AI(Artificial Intelligent) 또한 인간과의 관계이다. 모든 supply chain에는 사람이 있고 문제 대부분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될 것이다.


운 좋게도 경영학을 1년 반 정도 배웠다. 기업회계도 배우지만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심리학, 마케팅전략, 소비심리, 광고, 협상 등 많은 과목은 사람과 관련된 학문이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정밀한 공학을 전공했고 오랜 기간 발전소 기계와 씨름했기에 변화무쌍한 사람과 씨름해야 하는 경영학은 신선했고 한편으로 흥미로운 학문이었다.

경영의 사전적 정의는 “경제단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나, 실전적 정의는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한 제반 활동”이라 판단한다. 이외에 내가 배운 경영학은 “어떻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빼앗을 것인가?”였다. 물론 조직 내 식구들을 리딩하는 리더십을 정의할 때도 비슷한 표현을 쓰므로 나만의 정의로 치부하기 바란다. 리더십도 굳이 따지자면 인사관리, 적재적소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인간경영의 한 부분이지 않은가.

경영학이 인간과 관련된 학문이며, 리더십이 인간경영의 한 부분이라 해도,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인간을 도구로 여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이 중심 되고 우선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렸어야 성립되는 이야기들이다.


제목이 ‘人福과 財運’인데 福과 運은 어떻게 다를까? 복은 숙명적 요소가 강하며 운은 가변적 요소가 강해 흐름과 시간에 따라 변하고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 人福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복으로 인복이 많다거나 타고났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돈복이란 단어는 자주 사용하지 않았고 돈을 끌어모으는 운수인 ‘재물운이 좋다.’, ‘때를 잘 만나 돈을 벌었고 운이 좋았다.’라는 말씀은 많이 하셨다. 아마도 어른들께서 福과 運을 구별했던 것은 四柱(사주), 命理學(명리학)의 영향을 받았던 듯하나, 사주풀이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 福은 숙명적 요소가 강하며 運은 가변적 요소가 강하다는 정의는 맞는 듯하다.


인성은 타고나는 것이므로(어린 시절 형성되는 것이므로) 人福은 숙명적으로 타고나며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기에 人福이 있는 사람은 직장을 옮겨도, 근무지를 이동해도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며 도움을 준다. 물론 인성을 바르게 하려고 부단히 갈고닦아야 한다.

財運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하며 모르는 사이에 스쳐 지나가는 특성이 있지만, 人福이 많은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 財運이 왔다고 조언해 주기에 기회를 포착하여 돈 벌 기회가 많아진다. 그래서 후배에게 ‘돈복보다 인복이 중요하다.’ 이야기한 것은 허접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만하면 순댓국 얻어먹은 데 대한 보답으로 충분할 것 같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돈복이 터지는 것보다 인복이 터져야 진짜 복이며 실력을 갖춘 자에게만 인복이 터진다. 인복이 터지면 돈복은 저절로 터지므로 부자가 되려면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자기만의 논리로 굳어진 상식의 틀을 깨고 진리의 지혜를 많이 흡수하면 질량과 내공이 쌓여 저절로 돈복과 인복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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