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지난 1년간

안전편지는 계속됩니다. 쭈---욱

by 물가에 앉는 마음

현장 근무했을 때 안전하게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우리 팀 식구들 모두 忌避(기피)하는 교육 중 하나가 안전교육이었습니다. 종래의 안전교육은 지켜라,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들이니 어제의 안전교육과 오늘의 교육내용이 같은 것 같아 食傷(식상)한 느낌을 준 것이 가장 커다란 이유 같습니다.

안전을 조금 더 친숙하게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안전팀에 근무하는 저뿐만 아니라 소장님이나 안전관리자만의 고민도 아니고 모든 직원들이 협력직원과 일용직원을 관리해야 하므로 우리 모두의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達辯家(달변가)도 아니고 座中(좌중)을 휘어잡을만한 카리스마(charisma) 있는 雄辯家(웅변가)가 아니므로 집합교육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뛰어난 筆力(필력)으로 가슴을 쿵쿵 뛰게 만들만한 檄文(격문)을 붙일 능력도 없습니다. 마음 편하게 포장마차에 앉아 막걸리 한잔 마시며 대화하듯 이야기를 해나간다면 안전사고도 줄어들고 우리들 고민거리들이 하나, 둘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편지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보내드린 편지는 40여 통에 지나지 않지만 수도 없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매번 30 통정도 답장을 받으니 그간 1000통 이상 답장을 받았고 적어도 30명 이상 동반자가 있다는 행복감에 빠져든 일 년이었습니다.

시운전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답장을 해주시는 하동 백 부장님

편지로 인해 더욱 친숙해진 삼천포 서 과장님

꾸준하게 답장을 보내주신 대전송변전 함 대리님 (서울송변전으로 발령 났더군요. 축하드립니다)

겡상도 사투리로 답장을 보내주시는 오랜 친구 대구송변전 진 소장님

산재예방을 위해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을 물리학으로 해석해 주신 울진3 차 부장님

사랑한다고 답장을 보내줘 닭살을 돋게 한 사랑하는 후배 영광2 백 과장님

사업소 문제와 개선방안을 보내주신 영남지원실 김 과장님

편지를 사업소 게시판에 걸어 놓으신다는 영동 강 소장님과 영광3 정 소장님

간부회의 때마다 편지를 읽어주신다는 영광1 주 소장님

안전문제뿐 아니라 살아가는 고민거리도 이야기하게 된 울진3 김 대리님

제주사고내용의 편지를 전 직원들에게 울면서 읽어주셨다는 영남지원실 남 실장님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답장을 해주시는 필리핀 배 대리님, 인도 고 소장님

보내드린 편지를 모두 모아놓고 읽으신다는 월성1 오 과장님

제일 먼 곳이지만 답장이 빠른 제주 송 과장님

年式(연식)이 오래되어 독수리타법으로 답장을 보내주셨을 서울송 김 과장님

안전관리 분야 선배로 문의사항에 대해 척척 대답해 주시는 서천 임 부장님

지식마당에 패키지를 만들어 주어 지나간 편지를 볼 수 있게 만들어주신 기술처 김 과장님

캐나다 여행 중에도 답장을 주셨던 GT정비센터 김 부장님

‘글을 잘 쓰시네요.’ 하고 수줍게 이야기해 주신 노무처 김 과장님

본사에 계신데도 사업소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셔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원자력처 민 처장님

출장소식구들이 읽지 못할까 봐 출장소 식구들께 재전송해주시는 제천송 서 과장님

직원들 안전을 위해 고생한다고 격려의 답장을 보내주시고 책으로 한 권 묶어보자는 본부조합 이 국장님

기술지원 출장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전문원실 식구들에게 편지를 재전송해주고 계신 기술연구원 봉 부처장님

답장은 보내지 못하나 보낸 편지를 빼놓지 않고 읽으신다는 영광1 고 위원장님

직원들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말씀해 달라고 하신 수화력 본부장님

이야기소재로 사장님을 등장시켜도 된다고 허락해 주신 사장님

직원들 안전을 위해 항상 기도하시는 원자력본부장님

거명치 못한 많은 분들 도움과 과분한 사랑 속에 지난 일 년이 빠르게 지나갔고 행복감을 만끽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써 내려간 40여 통의 안부편지는 제가 혼자 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소재도 주시고 게시판에 걸어도 주시고 전 직원들께 읽어도 주시고 때로는 울면서 혹은 웃으면서 우리 회사 哀歡(애환)을 같이 나누며 같이 써내려 갔습니다.

다만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안전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제가 정리해서 여러분들과 공유하는 것이고 서로 토론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1년간 허접한 안부편지를 읽고 전파해 주시고 같은 생각이라고 맞장구 쳐주신 여러 선, 후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안전이 중요하다.’라는 인식은 어느 정도 뿌리가 내린 것 같으니 새해에는 ‘안전사고를 이렇게 하면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理論的(이론적)으로 立證(입증)되지 않아도 體驗的(체험적)인 經驗(경험)이나 事例(사례) 등을 이야기하고 共有(공유)하며 같이 苦悶(고민) 하다 보면 ‘안전사고 ZERO化’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새해에도 여러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안전편지는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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