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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사오정과 별 세 개

別世界, Three star

by 물가에 앉는 마음



사창립 이후 오늘까지 우리 회사 안전사고 재해인원은 487명이며 騷音性 難聽(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재해인원은 1명입니다. 요즈음은 mp3가 청소년 난청원인의 主犯(주범)으로 꼽히고 있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현장의 시끄러운 機械音(기계음)이 주범입니다.


물리학적으로는 波形(파형)이 규칙적인 것을 낙음(樂音)이라 하고 불규칙적인 것은 騷音(소음)이라고 하는 반면 보건학적인 면에서는 소음이란 다분히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것이어서 소위 소음이라 할지라도 듣는 사람 심리상태에 따라서는 낙음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소리의 심리적 작용과 물리적 작용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물리학적이나 보건학적으로나 정의는 달리하고 있지만 과도한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건강장애를 야기하며 이러한 장애 현상을 소음성 난청이라고 한다.(*월간 산업안전 ‘08.11월호)


국가적으로 1991년 이후 특수건강검진에 의해 발견되는 職業性 疾患 有所見者(직업성 질환 유소견자)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소음성 난청입니다. 1991년 3900건, 2001년 1330건으로 발생빈도는 낮아지고 있으나 전체 직업병 유소견자의 55%-65%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200명에서 300명 정도가 직업병으로 확정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발전소 정비작업여건 또한 상당한 소음에 노출되는 열악한 환경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아직까지 난청에 대한 심각성이 충분히 홍보되어 있지 않습니다. 난청에 대해 충분히 모른다는 것이 우리 회사 현실이며 모르는 만큼 예방조치가 허술하여 향후 산재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는 재해가 소음성난청입니다.


소음성 난청의 심각성은 청각기능이 상실되면 기능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대 의학기술이 고도로 발달되어 인공뼈를 만들어 관절이나 임플란트 같은 보형재로 신체기능을 회복시키고, 절단사고도 절단부위를 보존하여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기면 접합이 가능하며, 화상환자의 경우에도 피부이식을 통해 성형이 가능하지만 시력복원과 같이 현대의학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영역 중 하나가 청력복원이므로 소음성 난청은 심각한 산업재해입니다.

저는 12년 정도 현장근무를 했으므로 많은 시간을 현장에서 근무했다고 할 수 없으나 청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TV볼륨을 높인다든지 하는 청력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인체기관 老化(노화)에 따른 청력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어쩌면 소음성난청 초기증세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전 직원들이 현장에 가실 때는 귀마개를 착용해야 합니다. 특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가족들이 TV볼륨을 낮추라고 한다거나 예전보다 청력이 떨어졌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현장 가실 때 귀마개 또는 귀덮개를 필히 챙기시기 바랍니다. 물론 소음성 난청 疑症(의증) 진단을 받으신 분들은 필히 귀덮개, 귀마개를 착용하셔야 하며 직무를 전환하여 소음이 덜한 장소에서 근무하셔야 합니다.


허리질환 환자 숫자가 급증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시행했습니다. 작업 전 안전체조로 몸을 풀어주고 근골격계 질환예방을 위한 통신교육을 시행하고 사업소별 집체교육을 시행하는 등 여러 가지 교육, 홍보로 인해 최근에는 근골격계질환자 발생이 거의 없는 상태이나 최근에는 소음성난청 유소견자가 늘어가는 추세로 작업자 본인은 물론 관리감독자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

소음성 난청은 고혈압과 같이 소리 없이 다가와 배추벌레가 배춧잎을 갉아먹듯 청력을 갉아먹습니다. 그리고는 보청기 이외에는 대안이 없을 정도로 청력을 파괴합니다. 치료방법이 없는 만큼 예방이 우선이므로 모든 직원들이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주기적인 교육을 시행하여야 합니다. 안전관리자들은 출입구 곳곳에 귀마개 함을 설치하여 작업자들의 사용편의성을 높여주어야 하며 직원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귀마개를 착용하여 音壓(음압) 수준을 낮춰줘야 보청기 없는 노후가 보장이 됩니다.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각장애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속칭 사오정 증세와는 예방방법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별명이 사오정인 저희 집 작은아이같이 별세계(別世界)를 별 세 개(Three star)로 알아들으시는 분들에게는 예방대책으로 귀마개보다는 마음의 양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을 권해 드립니다.

즐겨보는 TV채널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다가 신기한 것이 나오면 ‘거참 신기하다 別世界같네’하고 혼잣말을 하면 ‘아빠 별이 없는데 왜 별 세 개(Three star)라고 그래...’ 얘야 오늘은 공부하지 말고 책을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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