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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Mar 20. 2024

7.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

안전사고 없이 작업을 빨리하는 것이 유능한 기술자

 3월도 큰 사고 없이 지내게 된 것을 현장에 계신 소장님과 선, 후배님들 덕으로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얼마 전 TV news에 우리나라에서 2007년도 산업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하루에 7명이 사망하고 근로자 만 명당 2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작년도에 3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으니 우리나라 평균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습니다. (외부인까지 합친 근로시간을 감안할 경우 우리 회사는 만 명을 고용하는 기업에 해당합니다.)   우리 회사의 사망사고가 평균치를 상회한 것은 정비업무가 고소작업, 중량물취급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많은 것도 한 가지 요인이라고 변명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재해의 70%가 50인 미만인 영세사업장에서 발생되며 구로동의 철공소와 일산의 가구공단 등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근무환경과 교육훈련과 안전장구 등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등 회사환경이 열악하고 근로자의 질적 수준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회사가 많으므로 우리 회사 작업환경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변명을 아무리 한다 해도 궁색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인원은 06년도 기준 6327명이며 부상은 34만 229명으로 사고로 인한 손실액은 9조 6500억 원이며 GDP의 1.1%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언듯, 감이 잡히지 않는 금액이니 18평 서민아파트 18만 채를 지을 건축비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반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은 매년 2500명, 부상은 87500명 정도로 교통사고 인원보다는 적으나 안전사고로 인한 손실비용은 15조 8200억 원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비용의 164% 정도라는 것에서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교통사고는 전 연령대에서 무작위로 발생되나 산업재해는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집중적으로 발생되어 산재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위기로 몰아넣는다는 면에서 산업재해의 사회적 파장은 한층 심각하다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산재예방도 기업의 경쟁력이다.’라는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는데 산재로 인한 인적피해, 물적피해도 심각할 뿐 아니라 기업이미지가 실추됨은 물론 산재 다발기업은 후진적 이류기업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브랜드 가치의 저하와 상품과 서비스마케팅에 곤란을 겪게 되니 산재예방과 기업경쟁력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카콜라 브랜드 가치는 700억 불, 삼성 Anycall 가치는 35억 불로 추정하는데 이류기업으로 인식 된다면 주가도 하락되며 브랜드 가치도 반토막이 된다는 것이죠. 특히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회사 첫 번째 자산이 정비인력이므로 산재사고에 의한 경제적 손실과 기업경쟁력 측면의 영향은 더욱 큽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기업마다 마른 수건도 쥐어짤 정도로 고강도의 원가절감 운동을 하게 되어 절전도 하고 복사지도 아껴 쓰는 등 여러 방안과 묘책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원가절감에 의한 경제적 비용과 산재예방에 의한 경제적 비용을 비교한다면 ‘산재예방도 기업경쟁력이다.’라는 이야기는 새로운 경영트렌드가 아닌 평범한 진리에 불과합니다.


 숫자놀음으로 머리가 아프시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내친김에 숫자 몇 개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작년도에 발생한 우리 회사 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여러 사항들을 검토해 봤습니다. 혹시 파견직원들이 설비에 익숙하지 않아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닐까? 직원사고 10건 중 9건이 파견직원이 아닌 사업소 자체직원이 당한 안전사고로 설비가 낯설어서도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사업소 자체 직원들이 예전부터 일하던 방식대로 일을 했는데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일하는 방법상의 문제 또는 안전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사고내용 분석결과 3, 4, 5월과 8, 9, 10월 등 오버홀 집중시기에 사고가 많았으며 이는 봄철 춘곤증으로 몸이 나른하여 집중력이 저하된 것과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며, 요일별로는 주말과 주초에 사고가 집중되었으니 주간공기를 맞추려는 다급함과 휴일을 즐기려는 생각에서의 긴장감저하가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주초에 사고가 집중되는 것도 월요병 등 몸과 마음이 일에 적응하지 못함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월요일에 출고된 차량은 고장률이 높아 소비자가 구매를 꺼린다는 보도가 있었으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14시부터 16시까지 사고가 집중되어 바쁠 때 사고가 발생되었습니다. 이것 또한 주의력을 높이기 위해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여유를 가졌다면 일부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물론, 현장을 떠나 본사에 근무한다고 입장이 바뀌니 열심히 일할시간에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등 한가한 소리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우리 선배님들과 노련한 주임과 관리자들은 통계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경험에 의해 현장작업 관리를 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주초와 주말에 사고가 집중된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으니 월요일이 되면 스트레칭을 시키고 안전구호를 합창하며 금요일 아침이면 안전에 유의하라고 잔소리를 하며 괜한 트집을 잡아 군기를 잡습니다. 현장순시를 나가더라도 취약시간대에 순시를 하여 잠시 휴식시간을 갖게 하고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도 하셨습니다.


 우리 회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적인 통계를 보면 산업재해 대부분이 재해자과실 및 안전수칙 미준수에 의한 것입니다.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본인이 주의하고 조심해야겠지만 작업에 몰두하고 바쁘다 보면 간혹 안전을 챙기지 못할 수가 있으므로 주위에서 경각심을 일깨워 안전장구를 착용케 하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하도록 유도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일을 빨리한다고 유능한 기술자가 아니고 안전사고 없이 작업을 빨리하는 것이 유능한 기술자이며 우리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란 것은 이미 말씀드린 사항이니 오늘 안부편지는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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