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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Mar 28. 2024

14. 존경받는 선배(3)

후배들의 비위를 잘 맞춰 주는 사람

 언행이 일치하고 솔선수범 하며, 후배들을 신뢰하고, 야단 한번 치면 세 번 칭찬할 줄 아는 선배, 후배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꿈을 주고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줘야 존경받는 선배가 될 수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닙니다. 凡人(범인)들이 모든 것을 잘한다는 것은 어려우니 몇 가지 부문만이라도 존경받도록 노력한다면 훌륭한 선배가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나를 따르라.’하고 외쳤을 때 후배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바람직하지 못하고 선배답지 못한 행동이 더욱 많았다는 것이니 사태가 악화되기 전 재빨리 다른 사업소로 가서 다시 시작하던가 아니면 타 회사로 전직하던가, 이도 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집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물론 ‘오늘은 내가 쏠 테니 나를 따르라.’하면 상황이 조금 틀려지겠으나 이 경우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후배들이 따르지 않는다고 집으로 가라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 하는 선배들 지적 또한 옳으신 말씀입니다. 선배들이 잘하는데 후배들이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사실 대부분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이란 쌍방 간 문제이지 일방의 문제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선, 후배 관계에서 선배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요즘 후배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기술을 배워주려 해도 열의가 없고 배우려는 자세가 아니다.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는 사정사정하면서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선배들을 쫓아다녔는데 이제는 거꾸로 되어 내가 따라다니면서 가르쳐줘야 한다면서 고충을 이야기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상이 하도 빠르게 변하고 사고방식과 가치관 역시 빠르게 변하여 선배들 생각과 다른 후배들 행동은 버릇없게 보이기 십상입니다만 버릇없게도 후배들 관점에서 볼 때는 선배들 생각은 비효율적이며 고리타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이야기는 알타미라 동굴벽화에도 있는 이야기이며, 우리가 올챙이 시절에 우리 선배들 역시 ‘요즘 아이들은 버릇없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요즘 후배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팀워크를 맞춰 후배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선배들 책임입니다.


 일등후배는 누구이겠습니까? 선배가 없는데도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소외감을 느끼십니까? 소외감이 아니라 만족감을 느끼시는 것이 맞습니다. 후배들을 잘 키우고 기술전수 했더니 선배가 발전소에 불려 들어가지 않아도 정비가 마무리된 경우 소외감을 느낀다면 지극히 개인주의적 성향이 많은 것입니다.

 가족들과 야외에서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설비고장으로 발전소에 불려 들어간다면 ‘후배들이 이런 것도 못해!’ 하는 짜증이 생기지 나 혼자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못할 줄 알았던 후배들이 어느덧 중견사원이 할만한 일까지 척척해줄 때 쫓아다니면서 비위를 맞춰주며 기술을 전수해 준 보람이 생기며 일을 처리한 후배가 일등후배로 생각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존경하라고 한 적은 없었으나 일하는 방법을 곁눈질로 배우고 생각하는 방식까지도 어느덧 닮아가는 후배들이 대견해 보입니다.  


 예전 교육훈련부에 있을 때 사외강사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유능한 선배란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후배들 비위를 잘 맞춰 주는 사람이다.’ 버릇없는 우리 후배들이 존경받는 선배가 되는 시점이 되면 같은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정말로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

5천 년을 이어져 내려온 말인데 쉽게 고쳐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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