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가에 앉는 마음 Apr 05. 2024

851. 편지 정리를 끝내고

편지 쓰기 시작한 지 16년 만에

 2008년 1월 3일부터 편지 보내는 일을 시작했지만 보낸 편지들을 방치해 놓다시피 했다. 편지가 쌓이자 지인들이 책으로 엮자고 부추겼으며, 귀가 얇은 탓에 수필집 만들며 지난 편지들을 정리하느라 고생했다. 정리한 편지를 USB에 저장했다가 trouble로 인해 내용을 복구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클라우드에 저장하기로 하고 선택한 것이 ‘브런치스토리’였다.

 이제야 지난 편지들을 정리했다. 편지 쓰기 시작한 지 16년 되었으며, 2021.12.26일부터 ‘브런치’에 하루 한 통씩 올렸으니 정리기간만 2년 넘게 걸렸다. ‘브런치’에는 새로운 편지 주 1회, 지난 편지를 주 6회 올렸다. 편지를 올리지 못한 날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지만 ‘브런치’에 올라간 글이 850개이니 그만한 날짜가 흐른 것이다. 지난 일을 잘 들춰보지 않는 성격이지만 덕분에 16년이나 지난 과거를 더듬어봤으니 타임머신을 탄듯했다. 

 재직했던 회사 업무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편지 50여 개는 써놓고 보내지 않았던 편지 또는 책 이야기로 대체했다. 편지 연번호가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고 특별한 의미는 없다. 


 한편으로 묵은 때를 벗겨낸 것 같이 시원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2년여 동안 지난 편지를 편집하느라 재미있게 놀았다. 지난 편지를 정리하다 보니 구석에 처박혀있던 몇 가지 원고들도 찾았다. 사보에 1년여 연재되었던 ‘전기팀이야기’의 일부 원고도 찾았으나 추후 기회 있을 때 정리하기로 했다. 커다란 의미 있는 내용도 아니며 시간 다투는 일도 아니다.

 인간관계나 업무에 대해서는 맺고 끊음을 잘하면서 지나간 사적인 일들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정리하는 성격은 아니다. 지난 일들은 지난 일일 뿐이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궁금하고 중요하며 흥미진진하다. 


 편지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주 1회 일요일마다 보내던 혼자만의 routine도 편하게 운영하려 한다. 사실 이러한 routine은 ‘어떻게 하면 전 직원들이 흥미를 갖고 읽어볼 수 있을까?’ 나름대로 고민한 戰略(전략)이 숨어있었다. 모두 시선과 마음을 훔치기 위한 전략이었다.

 routine을 지킬 이유가 퇴색되었다. 편지 받아보는 많은 분들이 퇴직했기에 ‘출근해서 받아보는 월요일 아침 첫 편지’라는 설렘도 사라졌다. 또한 ‘책 이야기와 잡스런 일상’을 격주로 송부했었다. 안전, 기술기획 등 업무이야기를 매주 보내면 식상해할까 봐 격주 routine을 지켰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굳이 이런저런 routine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 많이 써지면 많이 보내고 써지지 않는다면 잠시 쉬려 한다. 하지만 퇴직 후 시간이 남아서인지 책 읽는 속도가 편지 보내는 속도를 능가하니 쉬지는 않을 듯하다. 


 편지 보내기는 당분간 계속하려 한다. 수필전문지에 책을 소개하는 조그만 고정란을 맡고 있다. 마감일에 맞춰 원고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매주 보내는 편지 중에서 편집자가 원고를 취사선택한다. 원고마감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잔꾀를 부린 것인데 편집자가 흔쾌히 수락해 줘 고마울 뿐이다.

 선, 후배님 150여 명에게는 아직 편지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16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기에 노년층이 많아졌다. ‘브런치스토리’ 가입을 못할 수도 있고 매주 편지 받아보는 재미도 있다 하니 힘닿는 데까지 편지를 보내려 한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브런치스토리’로 들어오시길 권한다. 강권이나 협박은 아니다.

 ‘브런치스토리’에 가입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보내 드린 지난 편지를 언제나 볼 수 있으니 편지를 차곡차곡 스크랩하신다는 분은 수고를 덜 수 있다. 또한 ‘브런치스토리’에 등록된 작가가 5만 명으로 글 잘 쓰는 분들이 많아 취향에 맞는 분야와 작가를 선택해 글을 택배로 배달받을 수 있다.

 경험해 보셨겠지만 택배 받는 즐거움을 편지 받는 즐거움에 비견할 수 없다.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가족이 들어와도 미동도 하지 않고 핸드폰화면이나 TV모니터에만 집중하던 사람들이 택배 오는 소리에는 모두 열광한다는 것을.

 무료택배로 편리하게 글을 배달받고, 읽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바란다. ‘브런치스토리’ 앱을 깔고 좋아하는 작가를 골라 구독신청하시면 된다. 참고로 제 筆名(필명)은 ‘물가에 앉는 마음’이다.

 ‘브런치스토리’ 앱 → 작가명 ‘물가에 앉는 마음’ → 구독하기

작가의 이전글 20. 옛사랑의 추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