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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Oct 01. 2024

925. 로스팅 온도 재설정

Round3의 가장 커다란 미션

 로스팅 사부의 조언에 따라 생두 품종별 로스팅온도를 설정하는 것이 Round3의 가장 커다란 미션이다. Round1과 Round2 기록을 살펴보니 고온로스팅시간은 13분 내외였다. 수분을 날리기 위해 저온로스팅을 했던 생두의 경우에는 10˚C정도 온도를 높여야 열용량이 맞을듯하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로스팅과정에서 교반이 잘되지 않아 익지 않는 생두를 저어주기 위해 로스터 뚜껑을 여러 번 열었었다. 이로 인해 로스터 챔버 내 온도가 떨어지고 온도를 다시 올리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니 로스팅시간이 들쭉날쭉했다. 만약 뚜껑을 열지 않았다면 5˚C정도 온도를 낮게 설정해도 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에는 챔버 내 온도유지를 위해 뚜껑을 열지 않을 예정이며 덜 익은 원두는 로스팅 후 골라내어 버리기로 했다. Round3에서는 로스팅사부가 추천해 준 생두를 구입했기에 종류가 늘어 총 10종이 되었다. 새로 구입한 생두는 정보가 부족하니 조금 덜 볶는 것으로 하고 5종씩 나눠 로스팅하면 소비속도와 대충 맞을듯하다.


 온도는 230˚C를 기준으로 로스팅하기로 했다. yirgacheffe aricha G1 natural은 온도에 민감하고 생두크기가 작으나 밀도가 높기에 230˚C로 하고, 생두크기가 큰 pacamara washed 등은 240˚C로 온도를 설정할까 한다. 

 로스터 뚜껑은 열지 않기로 했으나 오감을 활짝 열어 놓으려 한다. 눈으로는 생두가 익어가는 색상을 보고, 귀로는 Popping소리를 듣고, 코로는 익어가는 냄새인지, 타는 것인지를 구분하려 한다. 


 Ethiopia yirgacheffe aricha는 두 가지 타입으로 로스팅했다. 기존에 로스팅하던 Ethiopia yirgacheffe aricha G1 natural은 230˚C로 로스팅하되 조금 덜 익혔다. 총 14분이 소요되었다. 덜 익히면 바디감도 없고 가벼워 날아갈듯한 단점이 있으나 과일향과 장미향이 일품이었던 경험이 있다. 게다가 바디감이 높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yirgacheffe를 선호하고 조금 덜 익히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 구입한 Ethiopia yirgacheffe G1 aricha wubanchi washed도 밀도가 높아 240˚C로 로스팅했으나 14분이 소요되었다. 로스팅 후 중량이 179그램으로 충분히 볶아지지 않았다. 


 3일 후 맛본 aricha natural은 향이 짙다. 꽃향과 과일향이 어우러진 향이다. 조금 덜 볶았기에 날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커피 맛은 가볍다. natural가공방식 특유의 꿈꿈 한 발효향이 살아있는데 이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새로 구입한 aricha wubanchi washed은 약한 바디감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이다. aricha natural보다 향은 떨어지나 단맛은 올라갔다. 조금 덜 볶아졌음에도 단맛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wubanchi washed는 단맛이 좋은 생두이다. 깔끔한 맛의 원인은 캐머마일 향이다. 캐머마일은 국화이나 약한 허브 맛을 갖고 있다. cupping note는 꽃향기, 살구, 자두, 캐러멜, 캐머마일이며 향이 뛰어난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2종의 aricha는 커피 품종(Heirloom)이 같으며, yirgacheffe(지역명칭), aricha(마을 협동조합)라는 같은 지역커피지만 농장이 다르고, 가공방식이 다르고, 로스팅 포인트를 달리했더니 다른 품종인 듯 맛도 다르다. 신기한 품종이다.


 지난 기록들을 찾아보니 Costa rica tarrazu pastora SHB EP의 로스팅온도는 225~230˚C였으며 약 13분이 소요되었었다. 이상하게도 로스팅독학을 시작할 때부터 tarrazu는 잘 볶아지고 맛도 좋았다. 이번에도 230˚C로 13분 로스팅했다. 로스팅 후의 무게는 176g으로 이전과 비슷하다. 

 tarrazu는 가성비 높다는 이야기가 맞다. 가격이 헐한데도 향, 산미, 맛과 바디감이 좋다. 묵직한 바디감을 좋아하지 않지만 tarrazu정도의 바디감은 괜찮다. 


주의 및 경고 1: 커피에 대해 일자무식인 생초보가 좌충우돌하며 로스팅하는 이야기이므로 따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주의 및 경고 2: 로스팅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 취미를 붙이지 못할 때는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하는 것이 맛있고 저렴하다. 

주의 및 경고 3: 앞으로 계속되는 커피이야기는 전문적이지 못하므로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전문서적 구입 또는 전문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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