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층의 악마들 - 프롤로그2
※ 본 작품 『꼭대기층의 악마들』은 실제 직장 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은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등장 인물, 조직, 회사, 장소명 등은 모두 창작이며 실제와 무관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 비싼 동네, 삼정역 앞 17층 빌딩.
대한민국 상사의 성공 신화, 제아상사.
그 꼭대기층에는 악마들이 산다.
그리고 오늘, 이손은 그 악마들의 장기판에 올라가기 직전이었다.
제아상사의 1호 강림상사 출신, 이손 대리… 아니, 주임.
다시 최종 면접의 날로 돌아가 보자.
제아상사의 경력채용 면접은 총 4단계다.
1. 팀장·본부장
2. 담당 임원
3. 외주업체 외국어 면접
4. 최종 경영진 면접
1단계 면접의 본부장, 그가 바로 한서진 부장이었다.
이손의 기억 속에서 한서진은 첫 질문부터 칼을 들이댔다.
“대리라고요? 이력서에 쓴 업무, 실제로 했습니까? 아니면 보고서용 화장품을 바른 건가요?”
인서울 끝자락, 어학연수 경험조차 없는 이손에게 외국어 면접은 악몽 같았지만, 외주 위탁이라 다행히 얼굴은 안 알려졌다.
문제의 최종 경영진 면접.
보통 최종 면접은 형식적 절차일 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통과한다.
이손은 대기석 맨 뒷자리. 순서상 마지막.
앞사람들의 답변을 보고 전략을 짤 수 있는 최고의 포지션이었다.
그런데… 입장은 안쪽부터.
결국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이손이 입구 쪽 첫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하아… 플레이오프 1번 타자, 강제로 선발됐다.
“자기소개를 순서대로 해보세요.”
다섯 명의 면접관 중 한 명이 첫 볼을 던졌다.
이손, 스윙 시작.
“저는 교육자이신 엄격한 아버지와 현명하신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성실을 배웠습니다…””
80년대 교과서에서 배웠을 법한 정직한 스윙.
하지만 공이 어디까지 날아갈지는 미지수였다.
면접관 한 명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른 한 명은 살짝 하품을 했다.
다른 지원자들은 이미 파워 스윙 중.
“숫자로 증명하는 영업사원, 글로벌 수출 기업 4년 실무 경험의 현장 전문가 김○○입니다. 성과는 항상 수치로 증명합니다.”
“저는 미국 교환학생 경험으로 글로벌 문화 이해와…”
이손 직감.
‘내 볼, 1루수에게 잡히겠구나.’
가정사로 자기소개 시간을 소비하며, 면접관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손 지원자는 어떤 경로로 제아상사에 지원했나요?”
이손은 순진하게 대답했다.
“아… 아는 분을 통해 이력서를 냈습니다.”
순간, 면접관들의 얼굴이 굳었다.
‘아웃이다… 확실히 아웃.’
자신도 직감했다. 완전히 찍혔다.
며칠 후, 모르는 번호가 걸려왔다.
탈락의 시름에 잠겨 있던 이손은 힘없이 전화를 받았다.
“네, 이손입니다.”
“한서진입니다. 다음 주부터 출근하세요.”
“아… 이번 주 금요일 퇴사인데,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서 다다음 주부터 출근하면 안 될까요?”
한서진 부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손 씨, 아니 이제 이손 주임이라고 해야겠죠? 아직 정신 못 차리신 것 같군요. 면접장에서 대체 무슨 말을 한 겁니까? 회장님이 청탁 지원자 아니냐며 즉시 탈락 지시를 내렸습니다. 제가 설득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십니까? 주임 자리, 내가 만들어준 겁니다. 감사해야죠. 그러니, 당장 다음 주부터 출근하세요.”
극적으로 1루수 글러브에 잡혔던 공이 미끄러져 안타가 되었다.
‘…근데 이건 안타라기보다, 파울에 가까운 거 아닌가?’
그리하여 이손은 금요일에 강림상사를 퇴사하고,
그 다음 주 월요일, 제아상사의 꼭대기층으로 출근했다.
공식 예고편 공개
“삼정역 앞 17층 빌딩, 그 꼭대기층에는… 악마들이 산다.”
『꼭대기층의 악마들』의 블랙코미디적 세계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https://youtube.com/shorts/z0iRa0QEz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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