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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썸프로 Aug 22. 2019

세상을 정확히 바라보는 힘

[팩트풀니스] 진짜 사실은 무엇일까?

<팩트풀니스>가 주었던 묘한 위안

얼마 전 밤이었다. 부서장이 바뀐 뒤 눈코뜰새 없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영업전략, 영업실행방식, 보고 방식과 역할과 임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한껏 올라와있는 상황이었다. 배게만 배면 다 잊고 잠을 자버리고 싶지만 쉽지 않았다. ‘이렇게 잠이 안 올 바에는 남은 책이나 읽자!’ <팩트풀니스>를 꺼내 들어 남은 부분을 읽어 내려갔다. 고작 5페이지 남짓을 읽으면서 묘한 위안감이 들었다. 회사와 맡은 임무들에서 벗어나 이전까지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고, 세계를 바라보는 정확한 시각이 길러지는 느낌, 현실세계에서 겪는 좁은 경험들이 확 넓혀지는 느낌이었다. 이전까지는 까막눈이었는데 한 줄씩 읽을 때마다 누군가 머리를 탁탁 치면서 정신 차리고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쳐다보라고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10페이지가량을 읽었을까 너무 이상하게도 알 수 없는 안도감과 묘한 만족감이 찾아와 다시금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전세계 나라의 모습들이 손바닥 위에 놓여져 있는 듯 와닿았다

간극 본능

책에서는 10가지의 본능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세계를 바라보았던 잘못된 본능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본능을 다뤄보려고 한다. 간극 본능이다. 세상은 극과 극으로 갈리지 않는다. 간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곳에 인구의 대다수가 있다.


극단 비교를 조심하라

간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중간층에 다수의 사람이 존재한다. 우리는 극단적인 예에 끌리게 마련이다.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는 흥미롭고 도발적이며 솔깃하지만 상황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수는 중간에 속한다. 불평등이 심한 브라질의 상위 10%의 부유층은 전체 소득의 41%를 벌어들인다. 그러나 브라질 사람 대부분은 극빈층에서 탈출했고, 대다수는 3단계에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불평등이 심한 나라도 현실적으로는 극단적인 간극이 없고 실제로 대부분이 중간에 속한다.

브라질의 4단계 소득별 인구 분포

단순 평균 비교를 조심하고 분산을 살펴라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학 점수 평균/ 미국과 멕시코의 소득평균

같은 수치를 나타내지만 세로의 간격 설정에 따라 상황이 심각해 보이기도 하고,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평균만 두고 보면 현실을 바로보기가 어렵다. 분산을 살펴보면 '겹치는 부분'을 발견한다. 겹치는 부분을 발견함으로써 둘 사이 간극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으로 묶였던 모든 개인의 분포가 보인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학 점수가 거의 겹친다. 같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소득은 한없이 큰 격차를 벌리는 줄 알았지만, 겹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분산을 보면 학생 남학생과 여학생의 격차가 거의 없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극과 극이 아닌 소득 4단계의 삶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삶은 예외적인 사건에 매혹되며, 평범한 것을 피하는 언론이 걸러서 보여주는 것을 본다. 우리의 삶은 TV 매체로 인해 아프리카의 가장 빈민가의 삶과 우리의 삶, 이렇게 극과 극으로 나눈다. 그러나 실제로 전 세계 인구는 4단계 소득 수준으로 나뉜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경험하는 세계는 제4단계의 삶이다. 세계를 극과 극으로 나누지 않고 네 단계로 구분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 

전세계 인구는 4단계 소득수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매 장마다 펼쳐지는 충격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전문가나 언론보도 만으로 절대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사건/현상을 파악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끔 해답을 제시해준다. 10가지 본능을 깨부수기 위해서 저자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능과 그 위험성을 설명하고 그 본능을 어떻게 탈피하여 판단할 것인지 힌트를 준다. 읽으면서 ‘와~ 와~’ 속으로 감탄사를 자연스럽게 내 뱉게 된다. 우리가 겪는 작은 현실과 경험 안에서 벗어나 넓고 정확하게 세계를, 현상을, 상황을 분석하는 힘을 길러준다.


해외 영업이 직무이신 그대에게 강력 추천

‘실질 GDP니 명목 GDP니 빅맥지수니 국가 간 비교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며 특정 국가의 소득 수준은 어떻게 하고’ 해외시장 조사분석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다. 숫자를 바라보며 갸우뚱했다. ‘우리보다 소득 수준은 한참 떨어지는데, 우리 제품을 어느 가격 선에서 그들에게 합리적일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특정 국가의 소득 수준, 그들한 달 소득, 지출할 수 있는 비용, 인프라 등 전반적인 지표들을 아무리 훑어봐도 정말이지 가슴으로 와 닿는 듯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냥 ‘아, 한국보다 1/3 수준으로 버는구나’ 이것이 전체 국민에 대한 평균치기 때문에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국민에 대해서는 평균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었다. 해외영업은 특히나 시장 진출에 대한 검토를 할 때 그들에게 적당한 소비자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해외영업 담당자로서 숫자를 마주할 때마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아니 가장 가까운 아시아, 동남아시아 사람들일지라도 ‘진짜’ 삶을 이해할 수 없니 적절한 타팅도, 소비자 가격도, 그들에게 맞는 상품기획도 모두 어려웠다.


이 책을 보면서 기존에 나와있는 숫자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방법들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를 두고 비교하는 방법, 국가 간 비교하는 방법, 지역별 비교하는 방법 등 엄청난 툴을 제시한다. 그러므로 해외영업이 직무여서 매 연말마다 사업을 계획할 때, 혹은 주기적으로 해외시장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드린다.


통계와 PT를 잘하고 싶으신 분에게는 선물 같은 책

도표와 통계는 상대를 설득하는 도구다

이렇게나 친절하고 쉬운 책이 있을까 싶다. 저자의 엄청난 공력과 노력으로 그림, 도표, 사진을 곳곳에 배치하여 문자로는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는 내용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매 장마다 작은 결론을 통해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을 요약하여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렇게 인생에 도움이 되는 친절한 책을 당신이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기다 보너스로 ‘통계가 이렇게나 재미있을 수 있는가?’ 읽다 보면 쉽고 명확하게 이해가 가기 때문에 신기하다. 통계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더 추천드린다.


세계일주가 꿈인 당신도 꼭 읽었으면 한다

세계일주를 하기 전에 봐야할 책

세계일주가 꿈이면서 그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세계관으로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체험할 것인 가. 우리의 경험은 한정적이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라온 당신이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그 세계관 그대로 가져가서 그 나라를 이해할 순 없다. 게다가 관광지만 훑다가 돌아오는 여행으로는 더욱 그 나라를 알 수 없다. 그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현실을 알고 싶다면 <팩트풀니스>로 전 세계의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꿈을 실행했으면 한다.


참고서적: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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