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앙 Jun 06. 2019

IDEO처럼 일하기

[친구의 친구]

다양한 사람들과 수행했던 프로젝트들, 남겨진 허무함

대학교를 휴학하고 각종 모임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그곳에서 필자와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소셜커머스 기업 인턴, 상상마케팅스쿨,  국제대학원 지도자과정, 영삼성 리포터 등 다양한 집단에 소속해 각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각 활동들은 적어도 20명 이상의 그룹원들이 소속해있었다. 다양한 활동 중 상당한 그룹에서 리더로서 팀을 이끄는 일도 해봤다. 각 팀에서 최선을 다해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다. 그 때가 대학생 시절이였으니 이제 적어도 7년이 흘렀다.

필자는 카카오톡으로 자주 안부를 물었다

모든 프로젝트가 끝나고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회의감이 들었다. 연락처는 그대로 있는데 얼굴 한 번 보는게 이렇게 어려웠나 싶었다. '티키'하면 '타카'하는 것이 인간관계인데 필자가 한 번 보고 만나자고 할 만큼이나 상대방은 그렇지 않았다. 필자도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사람 중 한 명이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보자고 해도 시간이 도저히 맞춰지지가 않는다거나 딱히  만날 마음이 안 느껴지는 일이 태반이었다. 한때 불태웠던 열정에 남는 건 그 때 추억을 함께 했던 사람들뿐이라고 생각했던 필자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서운했고 한 편으론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인연은 스쳐지나가는구나 생각했다.


현직자 Meeting

친구의 친구로 연결되는 인맥

대학시절 경험했던 다양한 활동이나 프로젝트와는 무관하게, 2013년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난 뒤부터 자주 나가는 모임이 있다. 대학생 때 들었던 강의가 있는데, 그 강의를 들은 다른 기수의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만난다. 나올 수 있는 사람은 나오고 아니면 안 나오는건데 그게 편했다. 매번 만나자고 끌어모으는 사람이 시간과 장소를 정하느라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100여명이 있는 공동체 안에서 모임 날짜를 투표해 투표수가 가장 많은 날짜에 모이는 시스템이 최고였다. 더군다나 현역으로 계속 강의하시는 선생님 덕분에 1년이 지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이 가입에 들어오는 것이다. 별도의 노력없이 시간이 되는 때에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된다.  모임에서 필자는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보다 많이 질문하고 듣는다. 타인은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

'친구의 친구'를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일부러라도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그동안은 그냥 놀러 나갔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알아두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필자가 속한 부서의 옆에 신규 부서가 생겨 그 부서에서 일하시는 본부장님께서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퇴근 길 저녁을 먹고 가려는 필자에게 집이 어디인지 목적지를 물으셨는데 공교롭게도 바로 옆동네에 사셨다. 가는 길이니 태워주겠다고 하셨다. 직장생활을 20년이상 하셨으며 현 직장에서는 7~8년을 하신 분이셨다. 조수석에 앉아가면서 그 분의 커리어와 하고자하는 일의 목표에 대해서 들었다. 그 외에는 필자의 커리어와 현재하는 일에 대해 설명 드렸다. 자동차로 가면 좀 더 빨리 갈 수 있을까 싶어서 낼름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시간인 1시간 40분, 정말 똑같이 그렇게 걸렸다.


사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하나의 방면에만 매몰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욕심쟁이가 있을까 싶을정도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은 언제나 즐거웠다. 그 날도 그랬다.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은 인턴 때나 신입사원 때 많이 실천했다. 특히 타 부서에 아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일을 처리하는데 예기치 않게 훨씬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지금은 적어도 인사는 밝고 씩씩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꿈의 기업이었던 IDEO

타고난 성향이 일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예술 중학교 입시를 준비해서 하루종일 미술학원에서 지냈다. 짧고 굵었던 기간동안 키웠던 데셍, 수체화 실력으로 일반 중학교, 일반 고등학교에서 미술과목에서 전교 1등을 했었다.  중학교 때 예체능 계열에서 인문계열로 진로를 바꿨지만 대학시절 내내 미술에 대한 관심사를 놓치 못했다. 비전공자로서 갈 수 있는 길들을 찾았다. 그렇게 찾다가 IDEO(아이데오)라는 기업을 알았다. 꿈의 기업이었다. 비전공자도 디자인을 작업할 수 있는 직장이었다. 그곳에서는 디자인과 전혀 관련 없는 전공자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Image of IDEO Design Workshop via Cargo Creative

프로젝트 중심의 조직도

TV에서 비춰지는 그들의 일하는 방법들이 멋있었다. 이질적인 전공자들끼리 만나 최상의 크리에이티브 결과물을 창조해내는 과정이 멋있었다. IDEO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조직도를 설계한다. 새로운 고객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IDEO는 처음부터 프로젝트별로 팀을 구성한다. 엔지니어와 건축가, 심리학자와 인류학자 등 다양한 배경의 혼합으로 이뤄져있다. 그런데 창의적인 결과물을 가져다주는 핵심 요인은 한 팀에 모여 과제를 수행한 후 새로운 팀에 합류하기 위해 해산할 수 있는 독특한 조직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다.

Image of IDEO Working

IDEO는 각 팀에 맞는 완벽한 직원을 뽑기 위해 소셜 플랫폼을 이용한다. 그 플랫폼에는 임직원의 학력, 역량, 과거 프로젝트 실적 등 모든 프로필이 등록되어 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광범위한 인재품에서 찾게 해주는 동시에 직원들이 자신의 스킬과 관심사에 맞는 신규 프로젝트를 찾을 때도 사용할 수 있어 양방향 윈윈 시스템이다. 프로젝트가 2~3개월 정도 계속 된 후 해산되면 멤버들은 IDEO 직원으로서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되돌아가 다음 과제를 기다린다. 이 성공적인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가져다주는 시사점은 최상의 네트워크가 유동적인 팀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최상의 팀은 한시적으로만 유지된다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필자에게 팀원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또 다른 고민거리다. 사람들은 (필자를 포함하여) 대개 평생 함께 일할 사람을 찾아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 그리고 최상의 팀은 오랜 시간 단단한 결속을 유지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팀과 네트워크 특성에 관한 연구 결과들은 생산성이 가장 높은 최상의 팀들은 한시적으로만 유지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네트워킹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크게 다루는 대신 왜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들을 실제 사례들을 통해 풀어낸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통념들도 깬다. 새로운 사람을 아는 것보다 휴먼관계를 깨고 예전 인맥에게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라든지, 한시적으로 팀을 운영해야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휴먼관계'에서 침묵을 깨고 말을 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유가 네트워킹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IDEO가 성공하는 기업인 이유도 한시적인 프로젝트 중심의 팀조직도 뿐만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많다. 다만, 그들이 취한 다양한 배경의 멤버들, 한시적이라는 키워드가 없다면 같은 일하는 프로세스이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까 네트워킹이 성공의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휴먼 관계들을 이전만큼 뜨겁지 않아 허무할지라도(하고 싶지 않아도) 소환해내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씽큐베이션 #대교 #친구의친구 #서평 #체인지그라운드 #더불어배우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살이라도 더 빨리 알았더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