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는 정말 정신없이 훅 지나갔다. 아니,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했다고 하는게 정확할 것 같다. 예전에는 매일같이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했지만, 요즘은 데일리 리포트는 커녕 다이어리를 펴보지도 않는다.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 한편으론 기록할 게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매일 유튜브, 페북, 인스타에 시간을 쓰는데, 적을 게 없었을 테지.
11월에는 쭈꾸미 바다낚시를 했는데, 전날 과음한 덕에 머리가 아팠고 속이 안 좋아 라면도 못 먹었던 기억이 난다. 승선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컨디션이 많이 괜찮아졌고, 막판에 쭈꾸미도 3마리를 연속으로 잡아서 재밌었다. 다음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전날 컨디션 관리를 잘 해야겠다.
12월에는 겨울휴가가 있었다. 이 때 처음으로 나홀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계획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하루 전날 렌트카를 빌렸는데, 당일날 차량이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 저렴하게 경차를 타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K5를 빌렸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어디 갈 지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차를 안 빌릴 수도 없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의 로망 중 하나를 이루기도 했다. 바로 '제주도 카페에서 책 읽기'. 부모님도 무슨 제주도까지 가서 책을 읽냐고 핀잔 아닌 핀잔을 들었지만,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예쁜 카페, 전망 좋은 카페를 찾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나름 만족스럽다. (물론 책은 몇 페이지 안 읽었다..^^;) 다음엔 정말 제대로 예쁜 풍경을 바라보며 책을 읽어봐야겠다.
처음엔 한라산을 등반해야겠다는 목표로 제주도를 가긴 했지만, 평소에 운동도 안 했고 막상 혼자 산을 타려니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성산일출봉 등산(?)으로 계획을 바꿨다. 이게 혼자 하는 여행의 장점인가 싶기도 했다. 난생 처음으로 일출을 보기 위해 등산을 했다. 구름이 많아 일출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또 12월에는 오피스 근무 제의가 들어왔다. 잠깐 고민하긴 했지만 오피스 근무를 신청했고, 운 좋게도 내가 선정이 되었다. 때로는 과감하게 선택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막상 오피스 근무로 빠지려니 낯선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그래도 뭐 잘 이겨내야겠지.
그리고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을 돌리기도 했다. 깜짝 놀라며 고맙다고 해주니 오히려 내가 더 고맙고 감사했다.
지난 분기를 회고하면서 이번 분기에 해야 할 네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 중 어느 것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계획이 많았고 구체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계획을 지키려는 의지가 부족했다. 이렇게 4분기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