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2021년 7월 12일 잔금을 치루면서 내집 마련에 성공했다. 더 늦기 전에 간략하게 기록해보기.
갑자기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원래 작년부터 세웠던 목표 중에 하나였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호갱노노를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나만의 기준이 필요했다.
먼저 내가 집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바탕으로 적절한 가격대를 먼저 선정했다.
둘째, 회사에서 출퇴근이 가능한지도 중요했다. 집을 사고 전세를 놓을 것이 아니면 내가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데 출퇴근이 너무 힘들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셋째, 신분당선에 가까이 있을 것. 그리고 아파트일 것. 투자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신분당선 만큼 좋은 노선이 없다고 생각했다. 후보군 중에 도시형 생활주택도 있었는데, 잘 모르지만 아파트가 더 좋을 것 같았다. 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판교로의 접근성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위와 같은 기준을 세웠더니, 고를 수 있는 집은 한정적이었다. 돈이 문제다..
임장은 여자친구의 추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 혼자 고민했다면 아마 호갱노노 어플을 눈팅하는 것으로 끝났을 것 같다. 위의 기준을 만족하는 아파트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 중 한 아파트를 정해서 임장을 갔다. 총 2회의 임장을 다녀왔다. 운 좋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이 나와 2번째 임장을 가면서 가계약을 하게 되었다.
가계약 전에 더 많은 공부와 임장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운 점이다. (한 두푼짜리 물건 사는 것도 아니고 수억짜리 집을 사는데 두 번 보고 사는 사람이 있다니 ㅎㅎ)반면에 처음에 봤던 집이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단번에 계약하지 않고, 적절한 가격대의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것은 잘 한 점이다.
가계약금을 던지고 나서 고민의 연속이었다. 당장의 현금마련에도 차질이 있었다. 가계약 이후 3일 뒤에 계약서를 작성했다. 부모님들은 걱정 태산이셨다. 집 상태 깨끗했고, 부동산 매수에 세웠던 조건을 만족하는 집이었으니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계약서 작성 전에 주의해야 할 것들을 유튜브로 공부했었는데, 실전에서는 써먹지 못했다. 계약서 작성은 생각보다 별 내용이 없었다. 다만 계약 체결하는 과정에서 상대 부동산 중개인이 더럽게 나와서 기분이 상했다. (중개인 생각보다 중요하다.)
어쨌든, 계약서 쓰고, 계약금 보내고, 영수증 받고. 그게 끝이었다.
잔금을 해결하는 단계가 가장 골치 아팠다. 대출을 알아보는데 명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보금자리론을 사용했는데, 미리 충분히 알아봤다고는 하지만 실제 대출 실행 여부는 그 때 되어야 알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답답했다. 대출 정상 실행 여부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계약서 썼는데 대출이 안 나온다? 계약금 날리는 거다..
그리고 신용대출. 부동산을 통해 소개 받은 대출상담사는 신용대출과 보금자리론을 동시에 실행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한다. 어떤 사람은 문제가 없다고도 한다. 정확한건 보금자리론 심사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사전에 심사하는 제도는 없는지 이해가 안 간다...
결국은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대출은 문제없이 순조롭게 실행 되었다. 다만 보금자리론은 대출 실행에 오래 걸려서 잔금 전 주에나 심사가 완료 되었다. 대출금은 법무사한테 들어가서 그 돈은 만져보지도 못했다.
잔금 당일은 은행에서 보내준 법무사를 끼고, 돈 보내고 싸인 몇 번 하니 끝났다. 그렇게 내 집이 생겼다.
잔금 치루고 일주일 뒤에 등기서류를 받았다.
이제 진짜 집주인이다. 구축이라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데, 돈 들어갈 일만 남았다.
내 집 마련은 생각보다 쉬웠다. 돈 열심히 모으고 대출만 잘 받으면 순조롭다. 다만 누구나 원하는 집, 좋은 집을 사는 게 어려울 뿐..
시작은 다 그런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