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우소

신입 공무원들의 자살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드라...

by 도연아빠

난 2004년에 국가직 9급 공무원으로 입사했다.

임용 전 실무교육 없이 계약, 예산편성

그리고 서무를 업무로 배정받았다.

(2005년부터 9급 공무원도 4주간 신규자 교육이

의무화되었지만 업무를 대신해 줄 사람이 없어 가지 못했다.)


계약

예산편성

서무

이 중에 부담이 가장 큰 것은 서무였다.

과 내에 업무분장에 지정되지 않은 모든 일이 서무다.

매주 월요일 출근할 때면 심장이 뛰고 불안했다.

왜냐?

제출 마감 전까지 연락이 없다가

당일 오전에 제출이 언제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내 업무가 아니란다.

2~3일 전 자료 작성 여부를 확인하면

왜 자꾸 조르냐며 핀잔을 준다.

이럴 때 6~7급 팀원이 믿을만하면 도움을 얻겠지만

그 반대라면 결국 타 부서 업무계획도 내가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작성된 내용은 부실할 수밖에 없지만

직속상관은 내 잘못이라고만 한다.


되돌아보면 서무가 가장 힘들었던 이유,

직원들에게 요청하고 취합해서 보고하고 제출해야 할 것은 많지만

얼마나 상냥하게 필요한 사항을 누구에게 요구하며

받은 내용이 얼마나 정확하게 정리된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내 나이, 25살이었다.


당시 매일 밤 10시에 퇴근을 해야 했고

이렇게 야근을 해도 일은 편해지지 않았다.

2005년 10월에 나의 스승 같은 과장님이 오시기 전까지 말이다.

그분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런 생각뿐이었다.

'매일 어떻게 살지? 그만두어야 하나...

그만 두면 뭐해먹고살지?'


그분을 만나면서 알게 된 공직의 장점

공직은 2년마다 직원(나를 포함)이 바뀌며

그때마다 지옥이 천국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제각기 처한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신입 공무원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표준 정답은 없다.

그냥 2년만 참는다... 생각하고 멀리 보고 오래가자.

신참에게 혼자 지하철 설비 점검과

제철소 용광로 청소를 시키는 곳은

공직사회에 없으니 말이다.


자살은 진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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