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과 혼술의 공포
공포,언론에 의해 라이프 스타일이 되다.
2000년, 생애 최초로 서울 생활을 경험했다.
대학 동아리 선배 덕분에 다단계 회사에서 1달간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만큼 회사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난 회사 밖의 서울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비싸다는 강남 아파트 단지를 가서 보니 너무 오래되고 허름했다.
교통이 편리하다고 해도 지하철은 지옥철이었다.
지하철 안에서 왜 여름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있는지
변태가 많이 발생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 직장이 여기니까 어쩔 수 없지 뭐. 난 빨리 탈출해야겠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한다고 했다.
난 대전사람이지만 그 정책이 좋지 않았다.
우리 집은 팔 수 있는 땅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이런 생각만 들었다.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내려오면 지옥철이 지하철이 될까? 서울 사람들도 좋아하겠군!'
그런데 서울 사람들의 관심은 생활의 쾌적함보다 아파트값에 있었던 것 같다.
당시 서울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 있는 정책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최근에 TV를 보다가 비슷한 기분을 갖게 되었다.
혼술 또는 혼밥 등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요즘의 트렌드라며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편의점 도시락, 1인 가구용 수박 등 등...
또한 럭셔리한 솔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정보까지 말이다.
나도 1인 가구로 살아온 것이 12년 된다.
10년은 총각으로 2년은 유부남으로 말이다.
유부남이 되어 직장 문제로 1인 가구가 된 요즘... 많이 힘들다.
우선 마누라와 아들이 보고 싶다.
그리고 2일 연속 술자리를 갖게 되면 몸도 만신창이가 된다.
이불속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는 가족과 헤어지지 말아야지. 기러기 아빠는 다신 안 해!'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종교 또는 친목모임을 통해 타인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을 테니 말이다.
염려되는 것은 TV 방송을 통해 1인 가구라는 사회문제가 멋있는 트렌드로 대중에게 소개되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 1인 가구 부자도 결국은 독거노인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오늘 퇴근길에 몸이 아파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들어와 조지 마이클의 older를 듣다 이 마음을 글로 풀어놓고 싶어 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