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서 경외감을 갖게 되다.
2023년 8월 19일 토요일,
업무 관련 행사가 있어서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의 목적은 행사 안전점검이었다.
유독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지만
체육관 내부 냉방도 잘 작동 중이었고 휴식공간도 잘 구비되어 있었다.
단, 행사 내용에 있어서 실망을 했었다.
행사 관계자 보다 참가자인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행사를 기대했으나...
아쉽고 답답한 마음에 행사 1부 종료 후
행사 주최 측과 간단히 점심식사만 하고 바로 집으로 출발했다.
집 근처에 다 와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내는 만삭의 임산부였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어 줘야지... 생각하고
집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아 차 안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때 기묘한 장면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더운 날에 무슨 일이지?'
차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도 무더운 날에 산책이라니....
난 호기심에 차 안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저 두 사람 곁을 천천히 지나며 그 들을 바라봤다.
순간 울컥 눈물이 맺히고 말았다.
남자아이는 발달 장애인이었다.
5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보호자는
왼손에 아이 손을 꼭 쥐고
오른손으로는 부채를 잡고 아이의 열기를 식혀주고 있었다.
무슨 이유로 이 폭염에 운동을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보호자의 사랑 가득한 미소에 오금이 저려왔다.
아내의 출산을 앞둔 내가 가장 걱정하는 미래를
현실에서 미소로 마주하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 것이다.
2024년 1월 마지막 주말...
저 보호자님 같은 미소는 갖지 못해도
이 분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부모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