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우소

레 미제라블의 첫 문장

1815년 가을, 어느 날의 프랑스...

by 도연아빠

요즘 소설 한 편 쓸 궁리를 하고 있는데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하나 며칠째 고민 중이었다.

고민 끝에 얻은 답은 모방이었다.

레 미제라블, 죄와 벌, 어린 왕자, 향수, 사조영웅전, 크리스마스 캐럴 등

내가 소싯적 재미있게 또는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의 첫 문장을 찾아봤다.

그중 내게 큰 충격을 준 작품의 첫 문장이 있었다.

바로 레 미제라블이다.


'1815년 가을, 어느 날이었다.'


빅토르 위고의 이 문장은 소설 속의 시 한 편이다.

장발장이 처한 프랑스의 정세가 장발장의 삶보다 더욱 비참함을 1 문장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1815년 가을, 나폴레옹은 세인트 헬레나섬에 유폐되었다.

이는 곧 프랑스의 오랜 전쟁이 패전으로 끝난 가을을 의미한다.

당시 프랑스는 농업 중심 국가였다.

프랑스혁명은 용병제에서 징병제로의 변화를 유발했다.

당시 농민들도 군인으로 참전해야 한 것이다.

그런 전쟁에서 패전을 했으니 당시 프랑스가 풍년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패전국으로서 많은 부채를 지게 된 1815년의 가을인 것이다.


장발장과 나폴레옹 시대의 관계를 말하면 2가지 더 찾을 수 있었다.

첫째, 장발장이 감옥에 수감된 첫 해는 1796년이다.

1796년은 나폴레옹의 유럽 정벌이 시작된 첫 해이다.


둘째, 장발장이 등장한 프로방스의 디뉴(Digne)는 나폴레옹 루트가 있다.

1815년 나폴레옹이 엘바에서 돌아올 때 이 곳을 지나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

패잔병의 회군 루트였던 것이다.

어릴 적에는 프랑스 대혁명을 몰랐기에 이 문장의 깊이를 몰랐다.

이 문장에 담긴 역사적 사실들을 풀어보다 기가 죽었다.

이런 문장은 모방만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빅토르 위고...

역시 대문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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