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확대 기사의 소감
나는 8090세대이다.
1990년,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된 2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 빙그레 이글스 유소년 클럽에 가입하지 못해서 점퍼를 못 받은 것
둘째, 대전 인동 현대아파트에 우리 아버지의 월급으로는 살 수 없다는 것
울고 생떼 부리면 다해주시던 어머니가 안된다고 내게 단호히 슬프게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꼬맹이적 나는 친구들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며 술래잡기를 못하는 것보다 야구 점퍼를 못 입는 것이 더 슬펐다.
친구 중에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있으니 경비아저씨에게 잡혀도 친구 집에 간다고 하면 되었으니 말이다.
당시 우리 가족은 아버지 회사의 사택에 거주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30명이 되는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담당했었다.
회사 사택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월급도 없이 일을 했었다.
아버지 회시의 직장 동료분들은 나를 많이 이뻐해 주셨고 회사의 분위기도 좋았다.
어머니도 조리 업무를 하면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었다.
내가 엘리베이터 있는 아파트에 살고 싶다고 한 그 날, 설거지를 하는 어머니의 손은 많이 느렸다.
어머니의 등을 바라보다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딱히 어머니를 돌아보게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28년이 지나서야 어머니의 얼굴과 마음을 알게 되었다.
주택은 사치재가 아니고 필수재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필수재 없이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오늘 신문기사를 보니 주택공급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확충한다는 것과 이를 비판하기 위해 경기도 등 지방에 미분양 아파트가 많다는 것이 있었다.
실수요자를 위한 아파트 공급은 필요하다.
아파트를 사치재가 아닌 필수재로 사용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필수재형 실수요자의 소득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이 소득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출 수준을 산정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이재명 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가 현실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정한 분양원가가 공개되고 필수재형 실수요자의 소득으로는 감당이 불가하다면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을까?
생각을 정리해보니 참 어려울 것 같다.
정확한 소득 수준 통계조사, 분양원가 공개, 주거비 보전을 위한 소득성장
우리 어머니들의 눈물 젖은 설거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