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겨울밤, 전태관 님을 기리며...

고인을 추모하며...

by 도연아빠

김현식 3집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꼭 들어가는 명반이다.

그런데 정식 명칭은 김현식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이 사진이 LP의 뒷면 재킷 사진이다.


이 앨범에 명곡이 많다.

가리어진 길, 비처럼 음악처럼, 눈 내리던 겨울밤 등 등

이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눈 내리던 겨울밤이다.

내가 이 노래를 비처럼 음 악처럼보다 좋아하게 된 사연이 있다.


2009년 어느 겨울밤, 고속터미널에서 지금의 아내와 차갑게 인사를 나눈 일이 있었다.

한 직장에서 일하다 떨어져 있고 한 달에 2~3번 만나니 마음이 통한다는 느낌이 약해져 갔었다.

그 날, 나를 만나기 싫어하는 기분을 받았지만 무작정 올라갔었다.

기분을 좋게 해 주려고 왔지만 괜히 왔나라는 생각만 갖게 되었다.

충남 공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음악을 듣다가 얕은 잠이 들었다.

천안을 지날 때 잠에서 깨어났다.

차창의 습기를 손으로 지우고 보니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때 마침 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에선 "눈 내리던 겨울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시 차장 밖을 보며 알게 되었다.

눈 내리는 겨울밤엔 달빛이 보이지 않는다.

함께 하고 싶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연인이

눈 내리는 겨울밤의 달인 것이다.

김현식 님에게도 그런 연인이 있었겠지... 싶었다.


이 노래가 끝나고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녀가 없이 이런 감정으로 마음을 달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앞으로는 그녀를 기분 좋게 해 주는 것만큼 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곤 얼마 후 이 앨범을 구입해서 겨울 내 듣고 지냈다.


이 앨범은 김현식 님의 보컬 못지않게 연주도 매우 훌륭하다.

키보드의 박성식, 베이스의 장기호, 기타의 김종진, 드럼의 전태관...

평범한 사람의 삶이라면 매우 슬픈 죽음이다.

너무나 젊기 때문이다.

허나 뮤지션으로서는 이 앨범을 통해 영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김현식의 보컬과 어울리는 전태관 님의 드럼 연주로 말이다.


다시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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