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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아빠 Jun 16. 2019

살인의 의미

생명의 아날로그적 성격에 관하여

약 10여 년 전의 일이다.

남대문이 화재로 소실되었다.

범인은 재개발 사업에 따른 보상금액에 대한 불만으로 불을 질렀다고 했다.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으로 대통령이 된 그분의 취임식 즈음에 발생된 일이라 참 신기했다.

그 범인의 인터뷰 중에 잊을 수 없는 말이 있었다.

국보 1호가 소실된 것에 대한 소회를 묻는 기자에 대한 답변이었다.

"건물이야 돈 들여서 또 지으면 되는 거 아니요?"

박물관에서 근무하던 내게 너무 가슴 아픈 말이었다.

내가 옆에 있었다면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아저씨, 흥선대원군 시절의 금강송 나무와 장인들을 어디서 사 올 수 있나요?"

 

세상 유일한 것은 아날로그이다.

생명도 마찬가지이다.

쓸모 있 없를 떠나 유일한 존재이기에 소중한 것이다.

그런 존재를 토막 내고 바닷가에 버리고...


박물관에서 아날로그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족, 연인, 동료가 함께하는 행사 말이다.


끝으로 4살 아들을 그리워할 망자의 명복을 빌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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