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는 Sales가 아니라 Sales lead를 발굴하는 공간이다.
전시회 참가 기업의 담당자들이 고충을 털어놓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전시회 부스에 영업사원들을 데리고 나갔을 때라는 것이다.
영업사원들이라면 전시회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아닐까? 전시회가 당연히 판매나 판매 계약을 올리기 위해 참가하는 것인데 어째서 영업사원들이 전시회에 나갔을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전시회에 가보면 알겠지만 전시장에는 하루에 수천 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부스를 방문한다. 전시회 부스 스태프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이곳 전시회에서는 고객과의 깊은 상담을 통해 계약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으로 연결될 만한 잠재적 고객들을 최대한 많이 발굴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해외 전시를 참가해보면 주최자가 참가기업의 성과를 체크할 때 항상 Sales가 아니라 Sales lead를 얼마나 발굴했는지를 조사한다. Sales lead란 sales, 즉 최종 판매나 계약으로 연결될 만한 건을 말하는 것으로 전시회의 참가 목적은 sales lead를 최대한 많이 발굴하는 것이어야 한다.
중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CEO들이 전시회에 대해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전시회에 참가하면 무조건 계약을 따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느 바이어가 단 몇 시간, 또는 며칠간 상담한 것으로 참가 기업과 계약을 하겠는가? 바이어 입장에선 전시회에서 처음 참가 기업을 만난 것이고 바이어 입장에서도 전시회 이후 이 기업과의 거래를 위한 본격적인 미팅과 협상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시회 현장에 영업사원들을 데리고 나가면 보통 부스에 앉아 잠재 고객들과 상담이나 미팅을 장시간 갖거나 동료 영업사원들과 잡담을 나누거나 또는 아예 전시회 현장을 떠나 외부에서 고객과의 미팅을 갖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런 영업사원들이 전시회에 있으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가 결코 모든 영업사원들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회에 대한 이해와 사전에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영업사원들이 문제이지 전시회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면 얼마든지 영업사원들이 최대한의 잠재 고객들을 발굴할 수 있는 스태프들이 될 수 있다.
Sales lead를 최대한 발굴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부스와 통로 사이에 한 발을 걸치고 서서 참가 기업이 질문자가 되어 끊임없이 방문객들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흔히들 전시회에서 방문자가 질문하면 참가기업이 답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그 정반대이다. 참가기업이 방문자에 질문을 던져 최대한 신속하게 이 방문자의 유형(retailer, wholesaler, end user 등)을 파악하고, 주로 관심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아내라. 그리고 그에 따른 맞춤형 정보를 마치 영화 트레일러 보듯 경쾌하게 던지면 평균적으로 80% 이상은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획득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을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시간낭비이다.
우리 기업이 원하는 방문자를 찾기 위해, 그리고 그들의 sales lead를 최대한 많이 얻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지고 방문객에게 답을 들어라. 많은 답을 들을수록 고객들의 정보는 우리 기업에게 넘어온다. 후속 미팅과 상담은 전시회 이후 해당 영업 사원들이 진행하라고 하면 된다. 부스 스탭은 전시회란 바다에서 최대한 넓은 그물을 던져 고객정보를 획득하는 낚시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시 부스에 영업사원을 데리고 나가면 안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