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전시마케팅 노하우
전시장 입구는 관람객이 현실세계에서 우리 삶이 변화될 모습을 보여주는 미래 세계로 전이되는 공간이다. 어떤 주제의 전시회이건 전시장은 현실 너머의 미래 공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전이 공간은 전시장 입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기업 부스에 또다시 존재한다. 전시장이 산업의 미래 국가로 들어가는 입구라면, 부스는 그 안에서 하나하나의 구체적 변화상을 보여줄 도시들의 모습이다.
부스 내의 동선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관람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흔히 일반 관람객들에게 전시장 두통이란 것이 생기는데, 이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에 자극을 받기보다 먼지 많고 탁한 전시장 환경에 지쳐 머리가 아파오는 현상을 말한다. 이 전시장 두통을 해소하고 관람객들이 되도록 오랫동안 부스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부스 내 동선 역시 효율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래 5가지의 동선 배치 방법을 통해 우리 회사의 전시 목적에 따른 동선을 계획해 보자.
간선형은 직선적인 연결로, 부스가 반듯하거나 각지거나에 상관없이 연속되는 통로를 가리키며 관람객에게 물 흐르듯 한 방향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전시 배치는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한쪽에만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런 배치 방법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관람객에게 몰입감 있게 전달하고자 할 경우 이상적이다. 기업의 태동부터 발전, 성장, 성숙단계에 이르기까지의 기업 성장과정이나 제품의 개발 과정 등, 기업 브랜딩을 위한 체험형 공간을 구축할 경우 이러한 배치가 많이 쓰인다. 이런 동선은 관람객이 기업의 의도된 스토리텔링에 따라 플로우 형식으로 전시를 관람하게 된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온 관람객이 현재 우리 고객이라면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브랜드의 팬이라면 충성심을 넘어 브랜드를 변호하는 기현상(!)을 만날 수 있다 . 최근 루이비통이나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기업 전시 등이 이런 사례에 속한다.
자유형은 말 그대로 부스안에서 제품을 관람객이 원하는 데로 볼 수 있도록 자유롭게 구성한 배치 방법을 말한다. 출입구가 2개 이상 설치되어 어느 방향에서 관람객이 와도 자유롭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중간중간 테이블 형식의 전시 배치를 통해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부스 스탭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동선은 중소기업, 특히 전시회를 통해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홍보하고 브랜드를 인지시키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유용한 방법이다. 제품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고, 제품 체험과 테스트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이런 동선은 개방적 느낌과 함께 많은 관람객의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블록형은 이동이 자유롭고 특정 방식이 없으며, 관람객이 마음 내키는 대로 또는 각 전시 섹션의 특성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관람객 자신이 알아서 돌아다니는 공간은 출입구의 위치와 전시 섹션에 의해 정해진다.
이런 공간은 동선 내 장애물이 없기 때문에 이벤트나 기업 행사 등을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4면이 트인 아일랜드식 부스 등도 전시 구성 순서에 상관없이 어느 방향에서건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로 국가관이나 지자체 홍보관 등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홍보 부스 등이 이런 형태의 블록형 동선을 선호한다.
골방형은 관람객이 주요 통행로에서 떨어져 있어 서로 부딪치지 않고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각 방은 각각의 주제를 담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크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이런 형태는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여러 가지 형태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줄 때 효과적이다. 각각의 방들을 주제별로 섹션화하여 주제마다 깊이 있는 체험과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 부스 중간에는 테이블 식 전시 배치를 통해 부스 스태프들과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 공간도 구성할 수 있다. 최근 CES에서 베스트 부스 디자인으로 뽑힌 인텔도 이러한 섹션별 부스를 구성하였다. 스포츠과학, 자율주행차, 웨어러블, VR 등에서 인텔 반도체가 어떻게 실생활에 쓰이는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의도였다.
혼합형은 위의 4가지 패턴이 다양하게 결합된 동선을 말한다. 골방식 형태로 주제감 있는 섹션을 구성하기도 하고, 그 공간을 지나면 열린 형태로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다시 그곳을 지나면 특정 주제의 공간으로 들어가서 몰입감 있는 공간을 구현한다.
이런 형태는 여러 가지 제품과 서비스가 혼재된 기업이 주로 쓰는 스타일이다. 삼성, LG 등 대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하면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인프라 등 다양한 제품에 맞게 부스 배치에 변화를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은 개방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반도체나 인프라 기술 등은 섹션별 구성을 통해 바이어와 부스 스탭 간의 집중도 있는 상담을 지원한다.
위의 5가지 동선은 여러 부스 동선 배치 방법 중 일반적인 몇 가지를 정리하여 본 것이다. 전시를 효율적으로 성공시키고 관람객에게 동기를 유발하려면 부스 내의 동선이 잘 짜여야 한다. 부스 설계에 있어 부스 위치나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부스 내 동선 배치이다. 한산한 전시장이라면 동선이야 어떻든 상관없겠지만 관람객이 많이 오는 전시일수록 동선이 중요하다.
특히 관람객은 '출구로 향하는 습성'이 강하다. 일단 부스 안으로 들어오면 되도록 전시공간에서는 출구가 보이지 않아야 한다. 물론 참가 목적에 따라 공간배치는 달라져야 한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목적이라면 되도록 유입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브랜드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면 브랜드에 충성케 하는 몰입형 체험 전략이 필요하다. 전시활동 역시 기업의 브랜딩 목표에 따라 수행되어야 함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