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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Sep 18. 2017

[기고문] 대형 컨슈머 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제

전시저널 2017 July-August : 테마 논단 

한국에서 대형 소비재 전시회를 만든다는 것은 시장의 특성상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대형 쇼로 성장한 몇몇 전시회를 벤치마킹해 본다면 해결책 역시 도출할 수 있다. 아래 3가지 관점에서 대형 컨슈머 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제를 풀어본다.      


① 산업적 기반이 튼튼한 전시회가 성장한다.      


바이어이건 일반 관람객이건 특정 ‘산업 전시회(trade show)’에 온다는 것은 미술전시회나 박물관의 유물 전시를 보러 오는 것과는 완전히 개념이 다르다. 


하나의 전시회가 완성되려면 원초적인 raw material부터 최종 단계의 완제품까지 모든 산업 구조 트리(Industrial Structure Tree)가 전시장 안에 집합해 있어야 한다. 목적을 갖고 오는 전시회는 방문 시간 안에 산업을 완전히 통찰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주최자의 고객 서비스 정신이기도 하다. 산업전에 와서 볼 게 없다는 불평은 주최자에게 그 산업을 모르고 만들었다는 가장 최악의 컴플레인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독일의 30년 이상된 전시회들을 보라. 트렌드가 바뀌고 기술이 바뀌어도 살아남는 전시회는 그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들이다. Euroshop, IFA, Ambiente 등 각 분야의 대표 전시회는 결국 그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들이다. 


② 바이어가 스스로 오게 하는 환경을 만들자.      


현재 한국에서 국제 경쟁력을 보유한 소비재 분야 – 화장품, 유아용품, 전자제품 등 – 는 글로벌 전시회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듯 화장품 박람회와 베이비페어는 전국적으로 수십 개에 달할 만큼 유사 전시회가 난립한다. 전자쇼는 해외에 제대로 내세울 수 도  없다. 제품은 경쟁력이 있는데 전시회가 안방 전시회에 머물러 있다면 이것은 무엇의 문제인가?      


제품이 있다면 참가할 기업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참가업체 입장에서 전시회를 나갈 이유가 없다는 뜻인데, 나갈 이유가 없는 것은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보여줄 고객, 즉 바이어가 없다는 뜻이다. 한국 전시회는 수 십 년간 국제화를 외쳤지만 바이어는 항공료와 숙박비 지원 없이는 쉽게 자비를 들여 찾아오지 않는다. 왜일까?    

   

바이어는 단지 전시회만을 보러 한국에 오지 않는다. 한국의 기업을 만나고, 한국 기업의 생산현장을 보고 싶어 한다. 단순히 숙박비, 교통비를 지원해준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쟁력 있는 기업을 돌아보게 만드는 비즈니스 투어, 네트워킹, 관광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여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국 전시 주최자는 너무 바쁘다. 부스 영업과 이벤트, 콘퍼런스, 현장 운영만 생각해도 골치가 아프다. 바이어? 코트라나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으로 생색을 낼 뿐이다. 하지만 바이어가 없으면 기업 경쟁력과 전시 경쟁력은 만나지 않고 그리워만 하는 타인일 뿐이다.      


③ 참가업체 스스로 고객을 불러들이는 전시마케팅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 전시회 시스템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가 바로 교육이다. 그중에서도 참가업체를 위한 마케팅 교육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실상 참가업체들을 만나보면 전시마케팅에 대한 안내나 교육을 들어본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시주최자는 부스 신청이 완료된 기업에게 부스 배치, 부스 설치,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과 같은 업무 매뉴얼의 정보만 주로 제공한다. 참가업체는 부스 제작과 전시품 준비에만 열중한 나머지 정작 자신의 고객이나 바이어에게 사전 마케팅을 어떻게 하여 현장에서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지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한다.     


이렇게 자신의 고객 마케팅이 안되어 있다면 현장에 아무리 2만 명- 3만 명의 방문객이 와도 참가업체에게는 불필요한 손님들일뿐이다. 하루에 제대로 된 바이어와 상담을 할 수 있는 한계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전시회라는 플랫폼을 100% 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 부스를 넘어 콘퍼런스, 비즈니스 상담회, 네트워킹 파티, 기업 이벤트, 오만찬 행사 등 전시 플랫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업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때 전시회는 스스로 성장한다. 주최자는 기업들이 스스로 고객을 불러들여 3일간의 비즈니스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결국 산업적 기반이 튼튼한 상태에서 바이어가 스스로 찾아오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전시 참가업체들이 스스로 고객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이 치열한 전시업계에서 장수하는 전시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이형주


VMC (Venue Marketing Consulting) 대표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과 한국전시산업진흥회 등에서 Venue(박물관, 미술관, 컨벤션센터 등) 마케팅 및 중소기업의 전시마케팅을 강의하고 있다.

 - 킨텍스 1기로 입사, 10년간 전시장 운영과 전시회 유치, 기획 업무를 하고 퇴사하였다. 그 후 창업하여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전시회로 중국 관광객 11만 명을 유치하였다.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 전시 어드벤처' 부문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 서강대 경영학과와 핀란드 헬싱키 MBA를 졸업하였다.


페이스북 '이형주의 전시마케팅'

www.facebook.com/tradeshows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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