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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Dec 01. 2017

왜 전시회는 사라지지 않는가?

전시회 – 협력과 교류를 위한 불멸의 플랫폼

인류는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였는가?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호모 데우스’에서 인류의 마지막 종족이 왜 ‘사피엔스’가 되었는지 분석하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현재 인류가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 왔기 때문에 지구 상의 모든 생물체를 지배하는 종족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미나 벌들도 협력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어째서 인간만이 협력을 통해 지구를 지배하는 생물체가 되었다고 할까?      

인간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진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20세기의 위대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그의 책 ‘역사의 연구’에서 얘기한 인류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한다. 꿀벌이나 개미도 협력을 하지만, 그것은 그저 집 짓기나 적의 공격으로부터 종족을 보호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된다. 개미나 꿀벌이 생각의 지평을 넓혀 협력을 진화시켰다면, 지금쯤 이 세상은 앤트 왕국이나 꿀 냄새가 진동하는 하니 왕국이 지배하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협력의 형태 – 정신과 물질의 상호 교환     


인간이 협력을 통해 성장하고 진화해왔다는 것은 숱한 박물관의 유물들과 역사책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현대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기저에는 지난 수 천년 간 협력의 증거로 제시할 사상의 교류, 문화의 교류, 그리고 자본과 재화의 교류가 있었다. 인간은 태고적부터 자기가 생산한 것과 타인이 생산한 것-정신적, 물질적 위업-을 서로 교류하며 풍요를 이루어왔다. 화폐의 탄생도 재화의 가치를 평가하여 공평한 교환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인류는 결국 끊임없는 정신과 물질의 교환을 통해 협력을 이어왔던 것이다.      

인류는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협력할 것이다. 협력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 국가는 종국에 멸망하였다. 독재자가 3대를 가지 못하는 것 역시 소통과 협력의 역사를 무시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적 성장을 위해서도, 지금 정부가 바라는 4차 산업혁명 주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도 협력의 경제는 필수적이다. 중국은 지금 ‘천인계획(千人計畫)'이라는 인재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끊임없이 중국의 인재를 해외로, 다시 중국으로 교류시킨다. 모든 산업발전의 근간이 되는 핵심인재의 교류는 중국이 무섭게 발전해 나가는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회 – 협력과 교류를 위한 불멸의 플랫폼     


소위 트레이드 쇼 (Tradeshow)라고 일컫는 산업전시회는 인류의 경제적 발전사에서 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1851년 런던에서 개최된 제1회 만국 박람회는 영국이 산업혁명을 통해 이룬 업적을 과시하기 위한 산업혁명의 결정판이었다. 1855년, 1867년 두 차례에 걸쳐 만국 산업 박람회가 열린 후 파리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대한제국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통해 전 세계에 우리의 존재를 알렸다. 그리고 역시, 미래의 방향을 제시할 장은 전시회를 통해서일 것이다. CES는 수년 전부터 IT와 자동차의 융합이 어떻게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주행차를 탄생시킬지 제시한다. 전시회는 인류가 사피엔스에서 초인류의 호모 데우스로 진화하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교류와 협력의 플랫폼, 가상이 아니라 실제로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은 전시회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플랫폼의 주인공은 전시주최자도 언론도 정부도 아니다. 그 판을 통해 협력과 교류를 끌어내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Exhibitor – 기업이 그 주인공인 것이다.      


Exhibitor – 눈을 들어 전시판을 흔들어라.      


지금껏 전국을 방문하여 수많은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담아 전시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지만, 그것으로는 중소기업의 요구나 현장의 고민을 실시간으로 담아내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전시회에서 만나고 싶은 바이어 타깃이 누구인지 모르고, 어떻게 찾아야 할지 헤매고 있다. 부스 신청만 해놓으면 나머지는 모두 전시 주최자가 해 줄 것 같은 기대로 현장에 참여한다. 3일간의 전시 참여 활동은 부스 안에서의 손님 응대와 주최자가 마련해준 바이어 수출 상담회가 고작이다. 그러나 전시 참가 성패는 90% 이상 전시 참가 이전의 마케팅에 달려있다. 전시회는 참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걸 바이어에게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제 전시회에 대한 논점은 전시 주최자에서 전시 참가업체로 바뀌어야 한다. 전시회가 미래 경제 성장을 주도할 실질적인 마케팅 무대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의 원동력 – 중소기업이 어떻게 전시회를 활용하고 글로벌 무대로의 진격을 위한 발판이 되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Exhibitor에 의한, Exhibitor를 위한, Exhibitor의 전시회가 미래 한국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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