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선택

by 너그러운 빛

요즈음 나의 최대 탐구 주제는 꿈과 바램, 그리고 선택과 결정이다. (바람이 맞지만 바램으로 표기함)


내 사고 방식에 좀 특이한 면이 있어서, 눈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과 생각, 영혼과 존재의 역학에 대해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식으로 세상을 나름대로 해석해 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런 나를 남편은 몽상가라고 취급하지만, 그런 역학의 원리로 삶을 해석하면 꽤 그럴듯해서 그냥 그렇게 받아들였다.


위와 같은 주제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2가지 방식이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물론 이 가설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므로 그냥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추론의 방식이다.


첫 번째 가설은 생각과 마인드셋, 좀 더 몽상가스러운 표현으로는 꿈과 바램, 이것이 결국 인생을 바꾼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선택과 행동, 결정과 의도가 직접적으로 인생을 바꾼다는 것이다.


나는 몽상가니까, 첫 번째 가설을 좋아하는데 이것이 가능한 경우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또 어떤 것들은 한낱 꿈에 불과한 채로 남겨졌기에 그냥 우연이었나 라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 가설은 그럼 잘 이루어지느냐? 그것도 아니다. 간단한 것들은 선택과 행동으로 바뀌지만, 인생에서 큰 문제들은 아무리 전전긍긍해도 바꾸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오히려 작은 생각에 매몰되어 인생을 바꾸지 못한다. 열심히는 사는데 뭐가 잘 안 풀린다.


그래서 내 추론은 2가지가 상호작용하여 인생을 만들어나간다로 가닥 지어졌다.




우선 생각, 마인드셋, 바램, 꿈은 인생의 전체적인 방향을 만들어나간다. 이것 없이 살아도 괜찮다. 하루하루 충만하게 살 수 있다면 꿈이 없는 삶도 좋은 삶이다. 매 순간에 충실하고 만족하는 삶은 일상조차도 다 아름다우니까.


그런데 만약 삶이 답보되어 있다고 느껴지고 하루하루가 기계처럼 살아간다는 느낌이 든다면 꿈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꿈을 가질 때 우리의 사고는 꿈에 조건을 붙인다.


'해외여행 가고 싶다 → 아 그럼 돈이 있어야 되네'

'나를 위해 온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싶다 → 아 그럼 일을 안 해야 하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조건이 돈으로 귀결된다.

현실적으로 맞는 말이긴 하지만, 꿈이 반드시 현실의 조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면 달에 우주선을 보낼 수도 없었을 것이고, BTS가 세계적인 가수가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조건이 붙는 순간 그것은 꿈이 아니라 내가 가질 수 없는 상실이 된다. 그래서 조건 없이 꿈은 마음껏 꿔 보는 것이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이다.




여기까지 뜬구름 잡지만 가장 중요한 꿈에 대한 얘기였고, 그럼 이것을 선택과 행동, 의도와 결정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


대부분 우리가 꾸는 꿈은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거기까지 가기 위한 선택의 단계를 가늠할 수 조차 없다. 게다가 단 한 번의 선택과 행동으로 꿈까지 가면 좋겠지만, 이미 내 삶이 그 지점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잘 안된다.


하지만 그 꿈을 갖고 지속적인 선택을 반복하다 보면 그 길에 이르게 된다.


가장 어려운 것이 시작이다. 꿈에서 가장 멀리 있는 지점이 바로 지금이니까. 그러니까 아주 아주 작은 행동을 해보는 것이다. 뭐든 스텝을 잘게 쪼개 놓으면 한 스텝 한 스텝은 항상 갈 만하니까.


그런데 경험 상 단계들이 항상 연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꿈과 어떤 선택은 꽤 오랜 기간 묵혀있다가 갑자기 진행되기도 한다. 그런 경우가 사실 더 많다.




이런 사고방식은 내가 삶을 해석하는 방식이라서 진실이라기보다 세계관이라고 해두면 좋을 것 같다. 누구나 자기가 바라보는 대로 살아가니까 그게 삶으로 이어진다.


KakaoTalk_20250911_114633691.jpg 언젠가 어떤 카페에서 캡처해 두었던 사진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오전 1시 16분에 인터넷 어디에선가 캡처를 해두었던 사진이다. 어떤 카페 글이었던 것 같은데 스위스의 멋진 풍경을 보며 물 한잔 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 앞에 펼쳐진 풍경과 푸릇푸릇함에 감동받아서 가슴이 설렐 지경이었다.


언젠가 가야지, 마음을 먹고 사진을 뽑아서 현관문에 붙여놓았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1년 반 뒤에 뉴스를 보다가 항공권 특가 소식을 접했다. 남편에게 소식을 전달하고 이틀을 고민했다. 그리고 시간이 가장 잘 맞는 독일로 가는 항공편을, 바로 2주 뒤에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했다.


독일에서 반, 스위스에서 반을 지내기로 결정했다. 스위스 숙소를 정할 때, 이 사진이 떠올랐다. 그리고 같은 숙소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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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내가 캡처한 사진이 정말 가슴의 뭔가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사진임을 알겠네. )


위 사진과 다른 계절에 갔기에 다른 풍경이지만, 그만큼 또 다른 경험과 우리만의 기쁨을 느끼고 올 수 있었다. 제2의 신혼여행이라고 우리끼리 부르는데, 그만큼 좋았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고, 평범한 의사 선택의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인지 과정은 원래 오류 투성이지 않나? 기왕이면 내가 꿈꾸었던 것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더 특별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을 또 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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