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완성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많은 이들이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무언가를 이루려 노력합니다. 매듭짓는다는 말, 끝을 본다는 표현은 어쩌면 우리가 얼마나 완결을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말입니다. 하지만 삶은 언제나 예고 없이 꺾이고, 불현듯 멈추며, 의도치 않게 흐지부지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삶의 끝자락을 사람들은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죽음을 어떤 대단한 결말이나 영광스러운 종착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더 자주 마주하는 죽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아직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한 채 떠나고, 누군가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는데 사라지며, 또 누군가는 아직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상태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럴 때, 죽음은 ‘끝’이라기보다는 ‘중지된 상태’로 다가옵니다. 마치 녹음기에서 갑자기 정전이 온 것처럼, 진행되던 문장이 점 하나 없이 멎어버린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다면 삶은,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요?
완결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기보다는, 불완성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는 일 아닐까요. 모든 것이 언제든 멈출 수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어쩌면 삶의 아름다움은 그 불완전함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끝이 보장되지 않기에, 지금 이 한 호흡이 더 소중해지고, 더 절실하게 느껴지니까요.
삶을 완성하려 애쓰기보다, 불완전한 채로 존재하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이야말로 삶의 용기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한 채로, 아직 내 안의 의심과 두려움을 안은 채로, 그래도 하루를 살아내는 일. 그 모든 불안정한 조각들을 모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보다 단단한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불완성은 나약함이 아니라, 인간됨의 조건입니다. 그리고 불완성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삶의 본질을 가장 솔직하게 마주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어딘가로 향하지 않을 수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결국 미완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길이, 그 시간이 의미 없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완성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진실한 순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를,
무언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강박 없이,
완벽한 내가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 없이,
불완전한 나로서 충분하다는 믿음 속에서 살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삶은 어차피 불완성입니다.
그러니 그 불완성을 품은 채,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는 그 발걸음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