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저마다의 짐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짐은 과거의 실수일 수도 있고, 책임감에서 비롯된 의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가족을 위해,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무언가를 묵묵히 감당하며 걷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 짐이 얼마나 무거운가가 아니라 그 무게를 어떻게 짊어졌는가입니다. 같은 일을 겪었더라도, 어떤 분은 그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또 어떤 분은 오래도록 원망의 이유로 품고 살아감니다.
똑같은 고통도 누군가에게는 타인을 이해하는 깊은 눈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의심하는 어두운 그늘이 되지요. 짐의 총량은 우리의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나 짐을 짊어지는 태도는, 분명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로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가”라는 질문이 떠오르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질문은 우리를 멈추게 할 뿐입니다. 오히려 “이 일은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합니다.
어떤 짐은 부끄럽고, 어떤 짐은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짐을 피하지 않고, 타인에게 떠넘기지 않으며, 자기 삶의 일부로 정직하게 안아갈 때 그 무게는 짐이 아니라 품격과 이야기로 남게 됩니다.
삶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겪었는가보다, 그 일을 어떤 표정으로, 어떤 태도로 감당했는지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결국 삶의 무게는 자기가 짊어진 방식으로 남습니다. 그 방식이야말로 당신이라는 사람을 증명해주는, 조용하지만 깊은 언어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누군가에게 용기가 됩니다. 당신이 짊어진 무게의 방식이, 또 다른 삶을 지탱해주는 아름다운 흔적으로 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