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에서 중심에 선다는 것은 흔히 권위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진정한 중심은 권력이 아니라 균형 감각에서 비롯됩니다. 정보와 사람이 동시에 몰리는 팀의 팀장은 겉보기에 모든 흐름의 축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곳은 끊임없는 긴장과 역설 위에 세워진 자리입니다.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다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며, 결정은 연이어 내려져야 합니다. 이럴 때 중심에 선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보다 ‘어디에 귀 기울이느냐’를 아는 감각입니다. 판단은 신속하되 성급하지 않아야 하며, 조율은 섬세하되 자기 뜻에만 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팀장에게 모이는 정보는 ‘양’이 아니라 ‘맥락’을 드러내야 하고, 사람이 모이는 상황은 ‘관리’가 아니라 ‘관계’로 이어져야 합니다. 정보는 흘러야 의미를 갖고, 사람은 머물 수 있어야 신뢰가 쌓입니다. 이 둘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무거운 통제가 아니라, 팀장이 지닌 내면의 여백입니다.
그 여백이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불안을 내려놓고, 모든 걸 통제하려는 욕망을 비우는 자리입니다. 중심은 가장 많이 움직이는 자리인 동시에, 가장 고요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모든 흐름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흐름의 방향을 지켜보며 필요한 순간에만 가볍게 개입하는 지혜—그것이 중심을 중심되게 만드는 본질입니다.
흔히들 리더는 앞장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중심의 팀장은 조용히 뒤에 서서 전체를 바라보는 존재입니다. 그 조용함이 팀 전체의 속도와 호흡을 결정짓는 기준이 됩니다. 목소리가 아니라 시선과 태도, 감정이 아니라 온도의 조율, 말이 아니라 묵음 속 신뢰로 말하는 자리. 그것이 중심의 역설을 살아가는 사람의 무게입니다.
팀장은 결코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매 순간 흔들림 속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는 태도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중심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팀은 더욱 다층적으로 변해가지만, 그 가운데 중심의 역설을 이해하고 살아내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팀은 흐르되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갖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