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팀장은, 동시에 여러 흐름을 조율하며 책임의 무게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마음에 자리 잡는 순간, 정작 중요한 무언가는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통제하고 있다는 감정은 얼핏 유능함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며,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자신감을 부추깁니다. 그러나 이는 ‘지배욕의 착시’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이 섬세한 판단과 조율 능력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착시에 휩싸인 채 가장 중요한 경고음조차 지나치게 됩니다.
통제감은 뇌에 보상을 제공하고, "잘하고 있다", "흐름을 타고 있다"는 자기 확신은 일시적인 흥분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런 들뜬 상태는 전전두엽의 세밀한 판단 기능을 둔화시키고, 결국 결정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이는 곧 존재의 중심에서 이탈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를 조율하기보다 장악하려는 태도는 자기 자신마저 외면하게 만듭니다. 통제의 의지는 자신을 중심에 둔다고 믿게 하지만, 그 중심은 실체가 아닌 착시에 불과합니다. 그 착시는 관계의 섬세함을 무너뜨리고, 전체 흐름 속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잊게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배’가 아니라 ‘감지’입니다. 빠른 판단보다, 잠시 멈추어 세밀한 신호를 듣는 민감함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통제의 손을 더 강하게 움켜쥘수록,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들이 손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