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 꼬여버린 과업이 잘못될까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그 두려움 속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책임을 드러내려 하곤 합니다. 마치 나의 잘못은 아니라는 울타리를 세워 나를 지키려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숨을 고를수록, 오히려 내 마음은 책임을 마주할 용기를 잃어갑니다.
때로는 상급자가 나를 대신해 해결해 주기를 은연중에 기대하기도 합니다. 그 마음은 도움을 청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책임의 무게를 다른 이의 어깨에 올려놓고 안도하려는 나의 연약함일 뿐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평안은 책임을 떠넘길 때가 아니라, 기꺼이 인정할 때 찾아옵니다. 잘못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오히려 내 마음은 단단해지고 자유로워집니다. 부족함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며, 상급자에게는 해결이 아닌 협력을 구할 때, 관계는 더 깊어집니다.
돌아보면 중요한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닙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다루는가, 바로 그 태도에 성숙의 길이 있습니다. 두려움에서 도망칠수록 마음은 얽히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책임을 품어낼 때 비로소 나는 한 걸음 자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