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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버블

by 최정식

매일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합니다. 뉴스, 소셜 미디어, 검색 결과 등 모든 것이 손끝 하나로 펼쳐지죠. 하지만 보고 있는 세계가 진짜 ‘전체’일까요? 혹시 누군가가 필요한 정보만 골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필터 버블은 마치 투명한 벽과 같습니다. 그 벽 너머에도 수많은 정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점점 더 익숙한 세계에만 머무르게 됩니다. 알고리즘은 관심사에 맞춰 콘텐츠를 걸러내고 좋아할 만한 것들만 제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방향으로 치우쳐 가고 있죠.


편향성은 이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접하는 정보가 일정한 방향을 가질수록 생각도 그 방향으로 굳어져 갑니다. 반대되는 의견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다른 관점은 틀렸거나 불편한 것으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필터 버블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방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정보는 다양한 길을 가질 수 있지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정보는 특정한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화(personalization)가 아니라 일종의 정보 통제(information control)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해진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이 벽을 허물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도적인 탐색입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다양한 출처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반대되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불편한 진실도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접하는 정보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그 편향성이 무엇인지 늘 의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필터 버블은 우리를 안전하고 편안한 세계에 가두지만 동시에 제한된 시야 속에 가둬버립니다. 알고리즘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편향성에 갇히지 않고, 열린 시선으로 다양한 방향을 탐색할 때, 비로소 필터 버블을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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